다음달 14일 중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치권이 잇따라 여성 중용 정책을 중점공약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이 공약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27일 보도했다. 특히 집권 자민당조차도 이를 지키지 못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야심차게 내세운 ‘여성이 빛나는 사회’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여성 중용’을 야심 차게 내세운 지난 9월 개각 이후 처음 치러지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집권 자민당뿐만 아니라 민주당 등 야당들도 여성 쿼터제 도입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그러나 아베 총리의 갑작스러운 중의원 해산이 암초로 작용해 정당들이 목표 달성에 실패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당초 자민당은 2020년까지 지도적 지위에 여성을 30% 기용하는 것을 정권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자민당이 1차로 내세운 공인 후보자 291명 중 여성은 불과 24명에 그쳤다. 채 10%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여성 후보를 늘리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남성 후보를 줄여야 하는데, 지난 선거에서 자민당이 대승했을 당시 지역에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대부분의 남성 후보들이 다시 나오면서 새로운 여성 후보를 공천할 ‘빈 구역’이 없게 된 것이다.
민주당도 지난 10월 차기 선거에서 여성 후보자 30% 쿼터제 도입을 표명했지만 예상치 못하게 중의원 해산과 선거를 맞아 이를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전해졌다. 민주당 후보 177명 중 여성은 27명으로 15% 수준에 불과하다. 그밖에 군소정당들 역시 갑작스럽게 맞은 선거 앞에 여성 중용보다는 당세 확장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혀 결국 아베 총리가 내세운 ‘여성 중용’ 방침이 정치적 계산에 따른 중의원 해산으로 흐지부지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日 정치권 ‘여성 등용’ 공약, 결국 空約으로…총선 닥치자 여야 모두 ‘흐지부지’
입력 2014-11-27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