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지만 오남용은 피해야”
고도비만수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도비만수술의 종류와 효과,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이 일고 있다. 또 수술 적용 대상에 해당되는 고도비만과 초고도비만은 어느 정도의 비만 상태를 뜻하는지 등도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흔히 비만도를 측정하는 데에는 체질량지수(BMI, 몸무게(㎏)를 키(m)의 제곱으로 나눈 값)가 사용된다. 예를 들어 키가 160㎝이고, 몸무게 60㎏인 사람의 체질량지수는 60÷(1.6X1.6)=23.4가 된다. 그 수치가 20 미만일 때를 저체중, 20~24 정상체중, 25~29 경도비만, 30~34 고도비만, 35 이상을 초고도비만으로 본다.
세계비만대사외과학회 아시아·태평양연합이 2012년 내놓은 가이드라인에는 BMI 35 이상의 초고도비만 환자와 BMI 30~34 사이의 고도비만 환자 중 당뇨, 고혈압, 수면무호흡증, 관절질환, 생리장애 등 비만 동반질환이 2개 이상 있는 경우 고도비만 수술을 시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BMI 27.5~30 사이의 경도 비만인 중에서는 약물이나 인슐린 등으로 당뇨 조절이 어려운 극히 일부 환자에게 이 수술을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현재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고도비만 수술은 위밴드수술, 위소매절제술, 위우회수술이 대표적이다. 이들 치료법은 위의 크기를 줄여 음식 섭취를 인위적으로 제한하거나 영양 흡수를 제한하는 방법으로서, 체중 감량뿐만 아니라 고도비만에 동반되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합병증을 개선할 수 있어 흔히 비만대사수술로 불린다.
국내에서 고도비만 수술 가운데 가장 널리 시행되는 위밴드수술은 복강경을 이용해 식도-위 경계부 바로 아래에 풍선 모양의 실리콘 밴드를 삽입해 작은 위주머니(15~20cc)를 만드는 방법이다. 식염수를 주입해 밴드가 조여지면 모래시계 속의 모래처럼 섭취한 음식은 천천히 내려가고, 이로 인해 적은 양을 섭취해도 금세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살을 저절로 빼주는 것이 아니라 반강제적으로 생활 습관을 교정해 체중 감량을 돕는 것이다.
체중감량 효과는 고도비만 수술 가운데 가장 떨어지지만 수술이 빠르고 간단하며 위를 자르지 않기 때문에 위를 절제하는 다른 수술 방법보다 초기 합병증이 적다. 하지만 환자가 수술 후 식이 원칙을 지키지 않거나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밴드가 위를 파고드는 미란, 미끄러짐, 식도 확장, 감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수술 후 부작용이나 합병증이 발생하면 밴드를 제거할 수 있다.
위절제술은 위의 불룩하게 나온 부분을 아래 위로 길게 절제해 위의 크기를 줄임으로써 섭취량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수술 전에 비해 위의 용적이 10분의 1정도(50~80cc)로 줄어든다. 위우회술보다 비교적 수술 시간이 짧고 간단하며 합병증도 비교적 적으나 체중 감량 효과는 위우회술보다는 다소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기적으로 위의 용적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것이 단점이다.
위우회술은 식도 부근의 위를 조금 남기고 나머지 위 부위는 모두 절제해 제거한 후 남은 작은 위를 소장에 직접 연결해 음식이 소장으로 바로 내려가게 하는 방법이다. 음식의 섭취를 줄이는 동시에 음식의 흡수도 제한하기 때문에 체중 감량 효과가 가장 뛰어나다.
미국에서는 표준 수술로 인정되고 있다. 하지만 남은 위에 위암이 생길 경우 위내시경 검진이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위암 유병률이 높은 우리나라에서는 선호도가 높지 않다.
모든 고도비만 수술은 일반 복부 수술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합병증 및 장기적인 위험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고도비만 수술의 위험 및 합병증은 복강경을 이용한 담낭절제술과 그 위험도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입원기간이 짧고 안전한 수술이지만 여러 위험성을 안고 있는 만큼 수술 전 의사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예다인외과 권수인 원장은 “위밴드수술은 고도비만 이상의 중증 환자를 위한 체중감량 수술이기 때문에 미용 목적으로 수술을 받으려는 일반 비만인은 수술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또 수술을 하면 무조건 살이 빠지는 것이 아니라 적절한 식이 습관과 운동을 병행하는 등 사후 관리를 제대로 해야 하고,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관리를 받아야 부작용 없이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송병기 기자
고도비만수술의 오해와 진실?
입력 2014-11-27 10: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