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드라마 ‘모래시계’ 주제곡 ‘백학’을 부른 우크라이나 출신 러시아 원로 가수 이오시프 카브존(77)이 모국인 우크라이나 정부와 척을 지게 됐다.
러시아 여당인 ‘통합 러시아당’ 의원으로 모스크바에 거주 중인 카브존이 26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정부에서 받은 인민예술가 칭호를 반납한다고 밝혔다고 이타르타스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내게는 진정한 의미의 모국만이 있을 뿐이며 미국의 꼭두각시 포로셴코(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가 통치하는 모국은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카브존은 현재 친러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의 도시 차소프 야르 출신이다. 그가 친서방 성향인 현 우크라이나 정권을 비판하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지지하면서 갈등이 번지는 모양새다.
카브존과 우크라이나 정부의 갈등의 발단은 지난 3월 러시아의 크림 병합이다. 당시 카브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러시아 문화계 인사들의 서명운동에 참여해 친서방 우크라이나 정권에 밉보였다. 이후에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을 지지하는 발언을 이어왔다.
앞서 우크라이나 드네프로페트롭스크시는 1995년 카브존에게 수여했던 명예시민 칭호를 지난 9월 박탈했다. 다른 2개 우크라이나 도시도 같은 조치를 취했다. 카브존은 이에 아랑곳 않고 분리주의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서 공연하는가 하면, 현지 병원에 의약품을 전달하는 등 우크라이나 정부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에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사태 개입 정책을 지지한 다른 13명의 러시아 문화계 인사와 함께 카브존을 입국금지 대상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카브존은 SBS 인기드라마 ‘모래시계’의 타이틀 곡 ‘백학’으로 국내에 널리 알려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드라마 ‘모래시계’ 삽입곡 부른 우크라 가수, 모국 정부에 등 돌려
입력 2014-11-27 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