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을 처음 배운 할머니가 하늘나라로 먼저 떠난 할아버지에게 쓴 연애편지가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부산경찰은 25일 페이스북을 통해 “까막눈 할머니가 한글을 배워 처음 쓴 편지가 전시되어 있는 우암동 양달 행복마을, 순찰 중 잠시 들렀던 OOO 경위는 눈물을 쏟고 말았습니다”라는 글과 함께 이금옥 할머니의 편지를 소개했다.
‘먼저 가신 영감님에게 첫 편지’라는 제목의 글은 “당신이 가신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다”고 시작한다.
편지는 “스물한 살에 당신을 만나 오십삼 년 만에 당신을 보내고 나니 너무너무 허전하다”며 “마음 같으면 당신 있는 데 날마다 가고 싶은데 혼자 갈 수가 없다”고 그리움과 애틋함을 보였다.
할머니의 편지는 “평소에 못 했던 말 지금 합니다. 여보 사랑합니다. 당신에 할망구”라고 끝을 맺었다.
네티즌들은 “눈물이 찔끔. 저런 아내 만나야지.” “감동 그 자체” “감동적이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음은 이금옥 할머니의 편지 전문.
“먼저 가신 영감님에게 첫 편지”
당신이 가신 지도 벌써 한 달이 지났군요.
내가 당신을 끝까지 모시지 못한 것이 정말로 미안하고 죄송합니다.
스물한 살에 당신을 만나 오십삼 년 만에 당신을 보내고 나니 너무너무 허전합니다.
혼자 사는 것이 이렇게도 외로울 줄 정말 몰랐습니다.
나는 항상 내가 먼저 간다고 생각했는데, 당신이 먼저 가신 것이 정말 믿을 수 없군요.
내 마음 같으면 당신 있는데 날마다 가고 싶은데 혼자 갈 수 없어서 일주일마다 자식들이 와야 갑니다.
당신이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다음에 만날 때까지 편히 쉬세요.
평소에 못했는 말 지금 합니다.
여보 사랑합니다.
당신에 할망구 -이금옥-
이명희 선임기자 mheel@kmib.co.kr
까막눈 할머니의 첫 연애편지 “사랑합니다”
입력 2014-11-26 1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