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퍼거슨 흑인 유족 “대배심 조사 처음부터 불공정” 반발

입력 2014-11-26 10:24
사진=AFPBBNews=Newws1

미국 미주리 주 퍼거슨에서 백인 경관 대럴 윌슨(28)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흑인 청년 마이클 브라운(18)의 가족은 처음부터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대배심의 조사가 불공정했다고 불기소 결정을 내린 검사와 대배심을 맹비난했다.

유족을 대표해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 나선 벤저민 크럼프 변호사는 “유족은 애초부터 대배심을 소집해 경관의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세인트루이스 카운티 로버트 매컬러크 검사의 구상을 반대했다”며 “이 사건에 특별 검사를 선임하지 않은 것부터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유족들은 매컬러크 검사의 교체를 줄기차게 요청해왔다고 소개했다.

유족은 백인인 매클러크 검사의 집안이 경찰과 오랫동안 각별한 관계를 유지했다며 이번 사건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왔다. 그러나 유족의 검사 교체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크럼프 변호사는 “어떤 결과가 나올지 염려했는데 결국 어제와 같은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다”며 최종 책임을 매클러크 검사에게 돌렸다. 그러면서 “지난 9월 윌슨 경관이 증언하기 위해 대배심에 출두했을 때 교차 심문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과대학에 다니는 1학년 학생도 그것보다는 더 잘했을 것”이라며 대배심 조사 과정을 비판했다. 그는 “불공정한 대배심의 심의 자체를 기소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흑인 인권운동가인 알 샤프턴 목사는 “이제 퍼거슨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 전체의 문제가 됐다”며 “1라운드를 졌을 뿐이고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전국적인 저항을 예고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