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5명이 일본 나가사키현 쓰시마시의 절에서 불상을 훔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쓰시마미나미 경찰서는 25일 쓰시마시 미쓰시마초(美津島町) 소재 사찰 바이린지(梅林寺)에서 불상을 훔친 혐의로 김모(70)씨 등 한국인 남성 5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다.
김씨 등은 24일 오전 10시∼오후 1시50분 사이 바이린지에서 높이 약 11cm의 구리 불상 ‘탄생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탄생불은 신라시대 불상으로 쓰시마시가 지정한 유형 문화재다.
일본 경찰은 탄생불이 사라졌다는 신고를 받고 즉시 쓰시마 남부 이즈하라항에서 검문을 통해 김씨 등 4명을 체포했다. 나머지 1명은 25일 체포됐다. 경찰은 김씨 일행에게서 바이린지에서 훔친 것으로 추정되는 300권 이상의 14세기 대반야경도 압수했다.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한국 사찰의 주지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교도통신은 5명 중 2명은 “불상을 훔치려고 쓰시마에 왔다. 일본의 불상을 팔면 돈이 된다”는 내용의 진술을 했으나 3명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 측으로부터 관련 사실을 통보받고 주후쿠오카 총영사관의 담당 영사를 현지에 파견해 체포된 이들의 안부를 확인하는 한편 사실 관계 파악을 시도하고 있다. 노광일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정례브리핑에서 “필요할 경우 영사 조력도 제공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12년에도 한국인이 쓰시마의 사찰과 신사에서 불상 2개를 훔쳐 국내로 반입한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이들 불상은 원래 경북 영주의 부석사에 있던 것으로 확인됐으며, 한국 법원은 일본 사찰 등이 불상을 정당하게 취득한 것이 확인될 때까지 이를 일본에 반환하지 말라는 가처분 결정을 내렸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한국인 5명, 일본서 불상 훔친 혐의로 체포
입력 2014-11-25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