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여전사’ 마리나 시우바, 2018년 대선 겨냥 독자 창당 행보로 주목

입력 2014-11-25 19:57

지난달 브라질 대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아마존 여전사’로 유명해진 마리나 시우바(56) 전 연방상원의원이 4년 후 대선을 겨냥한 독자세력 창당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24일(현지시간) 브라질 현지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시우바 전 의원은 전날 측근들과 회동을 가진 뒤 독자 행보에 나설 것을 공식 선언했다. 그는 “경제 성장을 먼저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며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견제 세력으로 자리매김 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첫 행보로는 자신이 이끄는 정치·사회단체 연합체인 ‘지속가능 네트워크’(REDE)를 정당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지속가능 네트워크가 제도권 정당으로 안착한다면 2018년 대선은 룰라 전 대통령과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의 아에시우 네비스 연방상원의원, 시우바 전 의원 등 3자 대결로 전개될 공산이 크다.

시우바 전 의원은 올해 대선에서도 지속가능 네트워크 후보로 출마할 계획이었으나 연방선거법원이 정당 설립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해석해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후 브라질사회당(PSB)과 손을 잡고 부통령 후보가 된 뒤 대선 유세 중 대통령 후보였던 에두아르두 캄푸스가 불의의 항공기 사고로 사망하면서 대선 후보가 됐다. 대선 1차 투표에서 그는 21.32%의 득표율로 3위에 그치며 결선투표 진출에 실패했지만, 2200만 표를 얻어 저력을 과시했다.

2003년 시우바 전 의원은 브라질 사상 첫 중도좌파 정권을 출범시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에 의해 환경장관에 기용됐다. 그는 룰라 정부에서 개발 논리를 앞세운 각료들과 수시로 충돌하면서 아마존 열대우림을 비롯한 환경 보호 필요성을 설파했다. 당시 수석장관이던 호세프 대통령과의 충돌도 불사하는 강단 있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아마존의 여전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시우바는 아마존 지역에 대규모 댐을 건설하려는 정부 계획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다가 룰라 정부와 집권 노동자당(PT)을 떠났다. 2008년 환경장관직을 사임하고 녹색당(PV)으로 옮겼고, 2010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당시에도 결선투표 진출에는 실패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