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의 김동호 목사가 페이스북에 50대 경비원 분신 사고가 일어난 서울 압구정동 S아파트가 남은 경비원 전원을 해고한다는 방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목사의 페이스북은 3만명이상이 구독하는 인기 페이지다.
김 목사는 멸시와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분신자살한 사건을 두고 “법적으로는 자살이라고 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살이 아닌 타살”이라고 규정하며 “하나님의 법정이라면 폭언자에게 살인죄를 선고했을 것”이라고
그는 S아파트가 아파트 명예 훼손을 이유로 경비원 전원에게 해고 통보한 뉴스를 언급하며 “나는 그 아파트에 참 희한한 할머니 하나가 살고 있었던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이제 보니 아니다. 내가 잘못 생각했었다”고 탄식했다.
이어 “아파트 주민들이 선출한 대표들이 회의를 통해 그런 결정을 한 것이라면 이번 일의 책임은 아파트 주민 전체가 져야하고 욕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그 아파트 주민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주민대표들을 해고하고, 다시 주민 대표를 뽑아 해고 결정을 철회하고, 철회할 뿐만 아니라 무릎 꿇고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고 적기도 했다.
김 목사는 “아파트 입주민 대표들이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렇게 해고를 해도 얼마든지 경비원들을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나는 경비 용역 업체들이 그 아파트와 계약을 기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내비쳤다.
네티즌들은 김 목사와 함께 분노했다.
“그 아파트에 사는 입주민들이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합니다. 근데 적반하장격인 일이 여기 하나 뿐이가요? 사회 전반에 수도 없이 많습니다.”
“비상식이 상식처럼 되어버린 세상을 살고 있습니다. 응원합니다.”
“저 정신나간 무리들 속에도 교회다니는 사람이 있을텐데….”
김 목사의 글 전문
1. 어느 해나 마찬가지지만 올해도 참 마음 아프고 속상한 일들이 많았다.
2. 그 중 하나는 몇 달 전 강남의 모아파트 경비원이 한 입주민의 멸시와 폭언을 견디지 못하고 분신 자살한 사건이다.
3. 법적으로는 자살이라고 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자살이 아닌 타살이다. 하나님의 법정이라면 폭언자에게 살인죄를 선고했을 것이다.
4. 오늘 아침 그보다 더 황당하고 이해할 수 없는 뉴스를 접했다.
5. 그 아파트 입주민 대표들이 그 아파트 경비원 모두를 해고 결정하고 용역 업체에 통고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아파트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란다.
6. 나는 그 아파트에 참 희안한 할머니 하나가 살고 있었던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 희안한 할머니 하나 때문에 아파트 입주민 전체가 명예를 훼손 당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7. 이제 보니 아니다. 내가 잘못 생각했었다.
8. 아파트 입주민 대표들이 그런 결정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렇게 해고를 해도 얼마든지 경비원들을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아파트와 경비 용역 계약을 할 업체가 줄을 서기 때문이다.
9. 나는 경비 용역 업체들이 그 아파트와 계약을 기피했으면 좋겠다.
10. 생각처럼 쉽지는 않을꺼다. 그러면 나름 그 용역 업체는 블랙리스트에 올라 쉽게 다른 아파트들과 용역계약을 맺지 못하게 될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11. 그렇다면 경비원들이 그런 용역회사에 들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경비원들이 워낙 약자들이기 때문에 그런 뱃짱을 부릴만한 여유가 없다는 것은 잘 알지만 그래도 이건 정의의 문제를 떠나 자존심의 문제다.
12. 먹고 사는 일이 다급하여 이럴 때에 자존심을 지키지 못한다면 평생 이런 수모와 비상식적인 폭력에서 벗어날 수는 없을 것이다.
13. 그런 아파트와도 용역계약을 하는 업체는 경비원들이 가지 않음으로 망하면 좋겠다. 나는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14. 그리고 이번에 그런 정신나간 결정을 한 아파트는 손쉽게 경비원을 고용하지 못하게 되었으면 좋겠다.
15. 돈이 힘이라는 것은 알지만, 돈으로 할 수 없는 일도 있고 돈으로만 해서는 안 되는 일도 있다는 사실을 저들에게 가르쳐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16. 경비원들 노조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 경비원 노조가 그런 아파트와 계약을 맺는 용역회사에 경비원 지원하지 않기 운동이라도 벌였으면 좋겠다. 그런 아파트에 경비원으로 가지 않기 캠페인이라도 벌였으면 좋겠다.
17. 나는 이제껏 노조들 편을 들어 본 적이 없다. 그렇다고 회사측 편을 들어 본 적도 없다. 앞으로도 특별한 일이 없는 한 계속 그럴 가능성이 높다.
18. 그러나 이번에 경비원 노조가 그런 일을 한다면 나는 앞장서서 노조 편을 들겠다.
19. 그런 일 때문에 실제적으로 손해를 보고 피해를 보는 경비원들을 후원하는 후원회라도 조직하여 실질적으로 저들을 돕고 지원하고 응원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
20. 정신나간 할머니 한 사람 때문에 아파트 주민 전체가 욕을 먹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21. 그러나 아파트 주민들이 선출한 대표들이 회의를 통하여 그런 결정을 한 것이라면 이번 일의 책임은 아파트 주민 전체가 져야하고 욕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2. 그 아파트 주민들이 이런 결정을 내린 주민대표들을 해고하고, 다시 주민 대표를 뽑아 해고 결정을 철회하고, 철회할 뿐만 아니라 무릎 꿇고 사과를 했으면 좋겠다.
23. 한 사람의 뼈 아픈 죽음 때문에 주민과 경비원들의 사이와 관계가 좀 더 인간적이 되는 결과가 생겨나게 되기를 기대했었는데, 또 그런 시민의식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생각했었는데 오늘 아침 접한 뉴스가 사람을 참 황당하게 한다.
24. 이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
김동호 목사 “경비원 분신 폭언자, 하나님이라면 살인 선고했을 것”
입력 2014-11-25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