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니 정든다” KAIST 학생들, 1억2000만원 들여 만든 마스코트 살려내라 아우성

입력 2014-11-25 15:33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학생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 모교의 마스코트를 지키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KAIST는 1억2000여만원을 들여 만든학교 엠블렘과 마스코트를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엠블렘은 종전 것과 테두리 색만 바꿨을 뿐 모양과 문구가 거의 비슷했다. 새로 만든 마스코트는 한 대학의 마스코트라기에 지나치게 단순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예산낭비 논란이 생기자 KAIST는 지난 24일 홈페이지에서 마스코트의 사진을 내렸다.

하지만 ‘예쁜 것은 무시되지만 틀린 것은 교정된다’는 트위터의 법칙이 KAIST의 마스코트에도 적용됐다. 학생들은 “이대로 사라지기 아까워요”라며 카이스트 캐릭터 트위터를 개설하고 마스코트를 패러디한 이미지들을 직접 올리며 마스코트 구하기에 나섰다. 유부초밥으로 만든 마스코트, 거대화된 마스코트, 연애 못하는 공돌이들의 슬픔을 표현한 마스코트 등 다양한 이미지가 올라왔다.

마스코트에 대한 재평가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누가 그려도 잘못 그리기 어렵다” “누가 칠해도 실패하지 않는다” “누가 봐도 다른 것과 착각하기 어렵다” “석기시대 최고의 혁신 중 하나였던 반달돌 칼을 상징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KAIST의 UI 변경 작업은 지난해 2월 취임한 강성모 총장이 주도로 시작됐다. 기존 UI가 21년 전인 1993년 만들어져 디지털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KAIST는 지난해 7월 서울에 있는 디자인 전문회사에 용역을 맡겨 디자인 작업을 했다. 회사는 500여개의 UI안을 제시했다. 학교 측은 브랜드 심의위원회를 열어 10여개 후보로 압축하고 공청회를 통해 학생들에게 공개했다. 하지만 학생들로부터 “기존의 것과 바뀐게 없다”는 반대가 심했다. 카이스트 관계자는 “우리 학교 캐릭터를 두고 말이 많아 일단 삭제했다. 정확한 입장은 오는 26쯤 밝힐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