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대출이 공식 통계로는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돌파했다. 부동산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가계 빚 증가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25일 '201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를 발표했다. 지난 9월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6월말(1038조3000억원)보다 22조원(2.1%) 늘어난 1060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 통계는 가계부채 수준을 보여주는 국내 대표적인 통계로, 금융사의 가계 대출은 물론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까지 포괄한다.
예금은행,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기타금융기관의 대출을 포괄한 9월말 가계대출 잔액은 1002조9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2조1000억원 늘면서 처음으로 1000조원대를 돌파했다.
3분기 기준 가계신용 증가폭이 2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계신용은 판매신용 증가 등 계절적인 요인 때문에 통상적으로는 4분기의 증가폭이 가장 크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가계신용의 누적 증가액은 39조원에 달했다. 통상 4분기 증가폭이 큰 편임을 고려하면 올해 연간 가계신용 증가액은 2012년 연간 증가액(47조6000억원)은 물론, 지난해 연간 증가액(57조6000억원)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가계신용의 증가폭 확대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주도하고 있다. 지난 3분기 중 예금은행 대출은 12조3000억원 증가했으며,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증가 규모는 11조9000억원에 달했다. 8월 시행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및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규제 완화와 기준금리 인하의 여파가 반영된 결과다.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5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2분기 증가폭(6조4000억원)보다는 둔화한 수준이다.
이밖에 보험기관의 대출 증가폭은 2분기 9000억원에서 3분기에는 1조2000억원으로 확대됐고, 증권사·대부업체 등 기타금융중개회사의 대출은 2분기 3조9000억원 감소에서 3분기 5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가계대출 사상 첫 1000조원 돌파
입력 2014-11-25 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