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대통령… 터키 에르도안 “남녀 평등은 없다" 발언 논란

입력 2014-11-25 10:31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여성은 남성과 동등할 수 없으며 양성평등주의자들이 모성의 개념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주장해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영국 BBC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이스탄불에서 열린 여성과 정의에 관한 학회에 참석해 “여성과 남성은 다르게 만들어졌고 본성이나 체질도 다르다”면서 “이 둘을 동등하게 대하는 것은 본성(nature)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남녀가 모두 공장에서의 육체노동 등을 했던 구 소련 시절을 겨냥해 “남성이 하는 힘든 일은 여성의 연약한 본성과 맞지 않다”면서 “우리의 종교는 여성의 역할을 어머니로 규정했고, 양성평등주의자들은 모성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여권 운동가인 훌리야 굴바하르 변호사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언이 “터키 헌법에 위배되는 것”이라면서 “남녀 간의 평등을 무시하는 공직자의 발언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높이는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2003년부터 11년 동안 총리직을 수행하다가 올 8월 대통령으로 선출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성은 아이 3명을 낳아야 한다고 주장하는가하면 낙태나 제왕절개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무슬림이 크리스토퍼 콜럼버스보다 먼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는 말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