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살아가는 세계인들의 정체성을 보면서, 종교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종교와 생활이 분리되어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모슬렘은 종교와 생활이 하나 되고 신앙이 곧 생활 자체인 사람들이 많다. 유대인들도 종교가 생활이 되고 그 지킴이 삶의 중심이 되어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유럽에서는 일생에 단 몇 번만 교회나 성당에 나가는데도 스스로를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그런데도 기독교 문화는 여전히 그들의 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의 많은 불교 신자들을 만나 보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종교가 불교라고 말은 했지만, 실제로 불교의 교리나 정신을 말하는 사람은 적었다. 1년에 한두 번 절에 나가고도 불교 신자라고 말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 종교가 실제로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주 미미한 것 같다.
우리 기독교인들 중에는 종교생활과 사회생활을 별개로 이원화하는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교회 내에서 존경 받는 사람이 사회에서는 존경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회생활 따로, 종교생활 따로인 신앙인이 많다.
기독교 내에서 이것을 일치시키려는 운동이 16세기 영국에서 일어났다. 이 운동은 처음에는 영국 교회를 정화하려는 노력에서 나왔으나, 점차 자신뿐만 아니라 사회까지 정화하려고 했다. 이 운동이 바로 청교도 운동이다.
청교도 운동은 존 위클리프(John Wycliffe)와 존 후스(John Hus), 존 낙스(John Knox) 등의 신학적 배경에 뿌리를 두고, 성경이 교회 뿐 아니라 개인의 행동까지 다스려야 된다는 강한 확신을 가진 종교 개혁 운동이다.
이 운동은 찰스(Charles) 1세와 올리버 크롬웰(Oliver Cromwell)의 내전으로 이어졌고, 전쟁에 승리한 크롬웰은 영국의 호국경(護國卿, Lord Protector)으로 오르며 청교도 국가를 세우려고 했으나, 찰스 2세의 귀환으로 일단 붕괴되었다. 그 때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이 만들어지고, 성경이 기초가 된 교회와 국가, 개인의 생활을 일치시키는 운동이 강하게 일어났으며, 미국에서의 새로운 국가 건설이라는 세계사적 대변화가 시작된다.
청교도 운동의 핵심 사상은 네 가지로 뚜렷이 강조되는데,
첫째 : 개인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나님에게서 온다.
둘째 : 성경은 삶의 안내자다.
셋째 :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을 반영해야 한다.
넷째 : 사회는 하나의 통일된 전체이다.
성경은 최고의 권위를 갖고 있으며 교인은 성경이 명하는 것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또한, 안식일을 강조하고 가정 예배의 중요성을 강조했으며 가정 예배를 부활시켜 가정의 영성화가 공개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 운동을 통해 영국 전체를 청교도화하려 했다. 요즘의 모슬렘 국가를 만들어 종교가 정치와 생활을 같이 하려는 이슬람 국가 건설과 마찬가지로, 기독교 국가의 건설을 시도했다. 이들은 특히 종교다원주의 사상에 대해 강력하게 맞서 싸웠으며, 경건한 삶을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는 생활을 강조하였다.
이들이 만든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과 요리문답은 지금도 장로교에서 개혁 신앙의 안내자로 남아있으며, 이들 중 존 밀턴(John Milton)과 존 번연(John Bunyan), 에드워드 테일러(Edward Taylor) 등 유명한 기독교 문학가들은 아름다운 시를 우리에게 선사했다.
그들은 먼저 하나님과 그의 의를 구했으며, 이것으로 하나님께서는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더하여 주시는 역사를 보이셨다. 현재 우리 교회가 주장하는 전도와 섬김에 덧붙여, 신앙과 사회생활이 일치되는 기독교적 생활을 강조하는 청교도 정신이 우리에게 필요한 때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102)] 청교도 운동과 기독교인의 삶
입력 2014-11-25 1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