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반(corban)의 원뜻은 ‘하나님께 드리는 선물’이다. 거룩한 목적을 위해 우선적으로 바치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이 위선자의 머릿속으로 들어가면, 교묘하게 하나님의 뜻을 왜곡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사용한다는 예수님의 말씀이 있다. 유대인 장로의 유전이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중시되어, 본질이 왜곡되고 하나님의 뜻과는 정반대의 행위가 됨을 지적하신 말씀이다. ‘부모님을 공경하라’는 본질을 왜곡하고 고르반이라는 핑계를 대며 부모님을 공경하지 않아도 되는 구실을 만드는 종교인들에 대한 질책이다. 또한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도 교훈을 주는 말씀이기도 하다.
예수님은 또 지적하신다. 장터에서 인사 받기를 좋아하고, 잔칫집의 윗자리에 앉기를 좋아하며, 긴 예복을 점잖게 입고 사람들이 보는 곳에서 길게 기도하는 자들은 결국 과부의 돈을 노린다고 말씀하신다.
참 이해하기 힘든 말씀이지만 오늘날 이단들과 일부 문제가 된 목회자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예수 믿기 힘든 세상이 되었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당신이 다니는 교회의 목회자는 믿고 따를 수 있냐’는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나에게 어느 교회로 가면 좋겠냐고 묻는다.
원주의 어느 성도는 자신의 아이들을 유년 주일 학교에 보내고 싶은데 결국 보낼 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믿을 만한 교회에는 유년부가 없고, 잘 한다고 하는 교회에 가니 이단이라 못 보내겠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토로한다. 정말 어느 교회 가라고 추천하기가 힘들다.
그래도 하나님만 바라보고 충실하게 목회하는 목사님들이 많다. 다만 알려지지 않아서 추천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아무리 때가 안 좋아도 하나님의 남겨진 자는 많다고 생각된다. 오늘도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긴 채 목숨 걸고 하나님 이름의 영광을 위해 헌신하는 목회자들을 위해 감사 기도를 드리고 싶다.
신명기에 모세가 이 문제를 언급한 내용이 있다. 거짓 선지자 때문에 고민하는 성도들에게 전한 말씀이다. “우리가 마음속으로 목회자의 설교가 여호와의 말씀인지 어떻게 알리요?” 하자, “목회자가 가르친 설교가 증험이 없고 성취된 것이 없으면 제 마음대로 설교한 것이니 잘 구분할 수 있다”고 성경은 말씀하신다.
고르반이라고 핑계를 대며, 부모를 섬기는 것보다 교회에 내는 헌금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설교가 교인들에게 많은 부담을 주고 있다. 우리 회사의 초신자가 계속 교회에 나가고 있어 기쁜 마음으로 ‘요즘 교회 생활이 어떠냐’고 물어보았다. 대답은 의외였다.
“시설이 잘 갖춰진 큰 교회라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 예상했는데, 설교에 헌금 이야기가 너무 많아 부담이 되고요. 평일에도 교회에 너무 많이 나오라고 해서 힘이 듭니다. 직장인이 교회 생활을 하기에는 힘이 드네요. 헌금 이야기, 전도 이야기 좀 덜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의 답변은 솔직했다. 그리고 ‘친목도 좋지만 교회에 나가는 것은 하나님께 의탁하고 싶고 고민을 해결하고 싶어서인데 현실과는 맞지 않는 것 같다’고 덧붙인다.
교회에 나가는 간절한 목적은 영혼의 구원이다. “교회의 본질적인 목적을 향해 가는 교회가 많아진다면 어떤 교회라도 마음 놓고 적극 추천할 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교회가 신뢰 받고 투명하다면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만 하는 성도들도 넘쳐날 것이다.
나라의 장래는 교회에 있다. 고르반이라고 외치지 않고, 하나님만 섬기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인격과 목적을 갖춘 목회자와 교회가 있을 때 교회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번성이 보인다.
한국유나이트문화재단 이사장, 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
[강덕영 장로 칼럼-종교인과 신앙인 (101)] 고르반과 위선자
입력 2014-11-25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