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인 워싱턴 DC 시장 4차례 역임한 매리언 배리 사망

입력 2014-11-24 16:08
AFPBBNews=news1

인종차별 발언에 마약 문제, 탈세와 스토킹까지 온갖 구설수에도 미국 수도 워싱턴DC 시장을 4번이나 연임하고 시의원까지 지낸 ‘흑인의 영웅’ 매리언 배리 전 시장이 23일(현지시간) 사망했다. 항년 78세.

미시시피주의 한 흑인 소작농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민권운동을 통해 흑인 영웅으로 부상하면서 1978년 워싱턴DC 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3선 재임기인 1990년 1월 연방수사국(FBI)에 코카인 소지와 사용이 적발돼 6개월간 수감되기도 했다. 최악의 스캔들에도 배리 전 시장은 이를 ‘구원’이라는 테마로 선거에 활용하는 영리한 행보로 1994년 4번째로 워싱턴DC 시장에 당선됐다.

1999년 시장에서 물러난 뒤에는 시의원을 역임하며 활발한 정치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2006년에 탈세 혐의로 3년간의 보호관찰을 선고받았고 2009년에는 스토킹 혐의로 체포되는 등 잇단 구설수에 올랐다. 특히 2012년에는 지역구 행사에서 “우리 지역에 들어와 ‘더러운 가게’를 여는 아시아인들을 몰아내야 한다”는 인종차별 발언으로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