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사상 첫 복수문항서 복수정답 인정… 2년 연속 오류 책임 평가원장 사퇴

입력 2014-11-24 15:18
지난 13일 치러진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영어 25번 문항과 생명과학Ⅱ 8번 문항이 결국 복수정답으로 판정됐다. 수능에서 문항 오류 두 건이 한 해에 발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난이도 조절 실패로 ‘물수능’ 논란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두 문항이나 복수정답으로 인정돼 적잖은 혼란이 예상된다.

교육부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4일 수능 정답을 확정 발표했다. 평가원은 13일 수능 정답(가안)을 발표한 뒤 이의 신청을 받았다. 지난 17일 오후 6시까지 평가원 홈페이지에 접수된 이의신청은 1338건이었다. 이 가운데 문제 및 정답과 관련 없는 의견 개진 등을 뺀 실제 심사 대상은 131개 문항에 1105건이었다. 평가원은 학회 자문 등을 거쳐 129개 문항에 대해서는 ‘문제 및 정답에 이상 없음’으로 판정했다.

다만 도표 설명 문항인 영어 25번은 ④번 외에 ⑤번도 정답으로 인정됐다. 평가원은 “퍼센트는 백분율을 나타내고, 퍼센트 포인트는 백분율 간 차이를 나타내므로 퍼센트라고만 표현한 ⑤번도 주어진 그래프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생명과학Ⅱ 8번도 당초 정답인 ④번 외에 ②번이 정답 처리됐다. 평가원은 “표현상의 문제로 인해 해석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보기’ 선택지 중 ‘ㄱ’과 ‘ㄴ’을 모두 참으로 하거나(④번), ‘ㄴ’만을 참으로(②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생명과학Ⅱ 8번은 대장균이 젖당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효소의 생성과정과 관련해 ‘보기’에서 옳은 것을 고르는 문항이다.

이에 따라 기존 정답을 맞춘 수험생과 복수정답으로 수험생 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수능은 상대평가이기 때문에 복수정답으로 인정받은 수험생들은 표준점수·백분위 등이 오른다. 반면 나머지 수험생들은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한편 김성훈 평가원장은 이번 출제오류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했다. 평가원장이 수능 출제 오류와 관련해 사퇴하는 것은 2004학년도, 2008학년도 이후 세 번째다. 교육부는 다음 달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출제 및 운영체제 개선위원회’(가칭)를 구성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안을 마련키로 했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