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서방, 우크라이나 없었어도 다른 트집 잡았을 것”

입력 2014-11-23 23:37
러시아는 스스로를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시키면서 새로운 ‘철의 장막’을 칠 계획이 없으며 다만 자국의 지정학적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애쓰고 스스로의 발전 계획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타르타스 통신과 한 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서방과의 갈등, 유가 하락 등에 따른 경제 문제, 2018년 대선 출마 계획 등에 대해 밝히면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은 “러시아가 자립하게 되고 강해지며 외부를 향해 자국의 이익을 수호할 권리에 대해 주장하려 하면 곧바로 러시아와 그 지도자들에 대한 서방의 태도가 바뀐다”며 “러시아 초대 대통령인 보리스 옐친 때도 그랬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옐친 대통령의 모든 정책을 환영했던 서방이 그가 유고슬라비아를 옹호하려 들자 즉각 그를 술주정뱅이에다 모든 악덕의 근원으로 변모시켰다”면서 “현재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상황도 이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에 대해 얘기하거나 그곳에 사는 러시아인들과 그들의 이익을 지키려 하면 곧바로 나쁜 나라가 되고 만다”면서 “이는 우크라이나 동부나 크림의 문제가 아니며 이 일이 없었더라도 서방은 다른 이유를 찾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러나 러시아가 외부 세계로부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정책을 펴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소련 시절 ‘철의 장막’이 러시아에 끼친 폐해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푸틴은 “2018년 대선에 재출마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렇긴 하지만 그것이 내가 그런 결정(출마 결정)을 내릴 것임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전체적 분위기와 국민 여론, 나의 생각 등에 근거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