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시즌 11호골, “슈틸리케 감독님 보셨죠”

입력 2014-11-23 17:33

‘손세이셔널’ 손흥민(22·레버쿠젠)이 상대 페널티아크 왼쪽에서 볼을 잡아 중앙으로 치고 들어갔다. 그러자 상대 선수 4명이 달려들었다.

손흥민은 이들이 에워싸기 전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골대 오른쪽 하단이 뚫렸다. 내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을 앞두고 골 결정력 부재로 고민에 빠진 울리 슈틸리케(60·독일) 감독을 웃게 만든 장면이었다.

손흥민은 23일(한국시간) 독일 하노버의 HDI 아레나에서 열린 하노버 96과의 2014-2015 독일 분데스리가 1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후반 13분 결승골을 터뜨려 팀의 3대 1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분데스리가 정규리그 5번째 골이자 각종 대회를 통틀어 11번째 골이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제니트(러시아)를 상대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 2, 3호 골을 기록한 지 18일 만에 골 행진을 이어갔다. 정규리그에선 지난달 18일 슈투트가르트와의 8라운드에서 2골을 몰아친 이후 4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했다.

손흥민은 분데스리가 정규리그에서 5골, 챔피언스리그 본선 3골,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에서 2골, 독일축구협회(DFB) 포칼컵에서 1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은 시즌을 절반도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벌써 두 자릿수 득점을 낚았다. 자신의 한 시즌 최다 골 기록인 12골엔 한 골 차로 바짝 다가섰다. 2010-2011시즌 분데스리가에 데뷔한 손흥민은 매 시즌 진화하고 있다.

첫 시즌 3골을 터뜨린 손흥민은 2011-2012 시즌 5골로 가능성을 보였다. 2012-2013 시즌엔 함부르크 팀 내 최다인 12골을 몰아쳤다. 지난해 6월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2013-2014 시즌 정규리그 10골을 포함해 12골을 넣으며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손흥민은 장점이 많은 선수다. 우선 슈팅 능력과 스피드가 뛰어나다. 또 드리블이 좋으며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도 으뜸이다. 한 가지 단점은 기복이 심한 플레이였다. 지난 시즌 내내 ‘부진’과 ‘활약’을 번갈아가며 보여 줬다. 하지만 독일 무대 데뷔 6시즌 째를 맞아 기복이 많이 줄어들었다.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와 경험까지 갖춰 무서운 ‘득점기계’로 거듭나고 있다.

이날 이청용도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흡족하게 만들었다. 이청용(볼턴)은 영국 블룸필드 로드에서 열린 블랙풀과의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 리그) 18라운드 원정경기에서 팀이 0-1로 뒤진 후반 37분 골문 앞 혼전에서 오른발로 골을 터뜨렸다. 이청용은 닐 레넌 감독이 볼턴 지휘봉을 잡자 기다렸다는 듯 최근 4경기에서 3골, 2도움으로 맹활약 중이다. 볼턴은 이청용의 골 덕분에 블랙풀과 1대 1로 비겼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