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서북도서지역은 남북한 무력증강 경쟁장-연평도 포격 4주기

입력 2014-11-23 16:25

2010년 11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 이후 남북은 서북도서 지역에서 치열한 전력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 군은 이 곳이 언제든 북한의 직접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중첩방어망을 구축 중이다. 북한은 견고한 우리 방어망을 뚫기 위해 기습전력 배치에 주력하고 있다. 전략적 요충지역을 놓고 남북이 한 치도 물러설 수 없는 ‘창과 방패’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우리 군 전력의 서북도서 배치를 ‘턱 밑에 도사린 비수’처럼 받아들인다. 연평도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우도 등 서북도서에서는 우리 군이 북한 해안으로 진출하는데 불과 몇 십 분밖에 안 걸린다. 또 평양까지 직접 공격도 가능한 지역이다. 반대로 이 곳을 북한에 빼앗기면 수도권이 바로 공격당하는 치명적 위기에 빠진다.

◇북, 기습침투 전력 강화=북한은 최근 개량형 240㎜ 방사포를 백령도 맞은 편 황해도 내륙지역에 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의 막대한 포병 전력은 그대로다. 연평도 포격도발 당시 사용한 76.2㎜ 해안포와 122㎜ 방사포 200여문을 비롯해 170㎜곡사포, 240㎜ 방사포를 촘촘히 배치해놓고 있다. 서해안의 북한 해안포는 1000여문이 넘는다. 해주 일대에 100여문, 백령도 인근 장산곶과 옹진반도, 연평도 인근 강령반도, 기린도 등에 약 900여문이 있다. 북한 해안포는 사거리 12~27㎞로 서북도서가 다 사거리 이내다.

포격도발 이후 북한은 황해도 태탄비행장에 기습침투나 국지전 도발이 가능한 MI-2 헬기 수십대를 전진배치했다. 백령도까지 50㎞정도 거리다. 북한은 또 백령도 인근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60~70척을 운용하는 해군기지를 건설했다. 공기부양정은 최대 50명의 무장병력을 싣고 시속 100㎞로 이동한다. 북한은 지난 7월 대규모 도서 상륙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또 소형무인기도 수시로 띠워 정찰활동도 강화하고 있고, 우리군 반격에 대비해 포병진지 입구를 콘크리트로 씌우는 작업도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남, 방어전력 구축=북한의 연평도 포격도발이후 군은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했다. 이 지역의 불안정한 상황을 전담하는 사령부이다. 해병대 사령관이 주축이 돼 육·해·공군이 함께 근무하는 합동군 체제이다. 지난 21일 있었던 서북도서해상사격훈련도 주관했다. 2011년 6월 출범한 서북도서사령부는 이 지역에서 크고 작은 훈련을 전부 직접 주관한다.

군이 포격도발이후 우선적으로 보완한 전력은 K-9자주포이다. 기존에 배치됐던 K-9보다 3배 이상 많은 40여문이 배치됐다. 북한군 122㎜ 방사포에 대응하는 다연장 로켓 ‘구룡’도 구축했다. 북한 포격시 발사지점을 파악할 수 있는 신형 대포병 레이더 ‘아서’와 소리로 도발원점을 잡는 음향표적탐지장비 ‘할로’도 도입했다. 북한 해안포를 정밀 타격하는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도 배치돼 있다.

군은 북한의 기습공격에 대비해 섬과 섬 사이를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기동전력 확충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 지역 정보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전술비행선은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23일 “서북도서지역의 전략적 가치가 커지고 있어 당분간 남북간 전력증강경쟁이 지속될 것”이라며 “우리 군의 감시·정찰능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