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를 판매한 수익금으로 굶주린 북한 동포들의 배를 채우겠습니다.”
‘옥수수박사’ 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의 ‘닥터콘 옥수수센터’가 경북 포항에 문을 열었다. 지난 22일 경북 포항시 청하면 고현리에 개관한 닥터콘 옥수수센터는 1700평의 부지에 냉동창고와 작업실 등을 갖추고 있다. 경북도와 포항시 등에서 8억원을 지원받고, 김 교수가 사비 5억원 정도를 투자해 만들었다.
김 교수는 2010년 경북대를 퇴직하고 한동대로 부임하면서 꿀옥수수와 찰옥수수를 포항 지역농가들과 계약 재배하고 전량 수매해 소비자들에게 시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평생 연구에만 전념해 온 김 교수가 옥수수를 직접 시판하기에는 숱한 어려움이 뒤따랐다.
찰옥수수와 꿀옥수수 모두 수확기가 민감하기 때문에 경험이 없었던 농민들이 1등품 옥수수를 생산하지 못했고 수확한 옥수수를 보관할 시설이 없어 애를 먹었다.
이 때문에 3년 동안 김 교수와 재배농민들은 큰 손실을 피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개인이 지역에서 특산물을 육종하고 위탁 재배해 시판까지 하기에는 너무 위험하다고 말한다.
평생을 옥수수와 함께 해 온 김 교수는 ‘농약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옥수수만’을 고집해 왔다.
때문에 전 세계에서 가장 농약을 적게 사용한 찰옥수수가 바로 닥터콘 옥수수센터에서 시판하는 옥수수인 셈이다.
김 교수는 “우리 옥수수를 구입하는 소비자들은 자동으로 국제옥수수재단을 통해 북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가난한 나라 어린이들을 먹이고 교육시키는데 일조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닥터콘 옥수수 구입이 스스로 남을 돕는 NGO 활동인 셈이다.
김 교수는 UN의 요청으로 1979년 아프리카 식량 증산을 위해 나이지리아에 본부가 있는 국제열대농업연구소(IITA)에서 17년간 5억 아프리카인들의 기아 해결을 위해 일했다.
1995년 배고픈 북한동포들을 위해 귀국, 지금까지 59차례나 방북해 총 370일 동안 북한에서 5만종의 교배를 통해 12품종을 선발해 줬다.
1998년 1월 방북 후 국제옥수수재단(ICF)을 설립해 과학적으로 북한 동포들의 식량난 해결을 위해 일해 왔다.
포항=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옥수수박사’ 김순권 닥터콘 옥수수센터 포항에 개설… “판매 수익금으로 北동포 도울 것”
입력 2014-11-23 1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