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계를 대고 싶지 않다. 실수가 있었다.”
이상화(25)가 11회 연속 월드컵 우승을 놓쳤다. 하지만 빙속 여제답게 핑계를 대지 않았다. 오히려 연속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털어냈다.
이상화는 21일 서울 태릉국제스케이트장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2차 대회 여자 500m 디비전 A 1차 레이스서 38초18을 기록하며 38초05를 기록한 고다이라 나오(일본)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상화는 “차라리 홀가분하다”고 미소지었다.
이상화는 “솔직히 우승에 대한 얘기들을 많이 들어서 부담이 됐다”며 “솔직히 어떻게 매번 잘 탈 수 있나. 나는 소치 동계올림픽 끝나고 기록 안 좋아서 등수안에 못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첫 월드컵 때는 두 번 연속 우승해서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설령 1등을 못하더라도 남은 경기에서 홀가분하게 다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고질적인 무릎 통증 탓에 예년에 비해 연습량이 부족했던 이상화는 막판 스퍼트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첫 100m 구간을 10초41로 통과한 이상화는 이후 400m에서 역주를 펼쳤지만 마지막 코너링에서 고다이라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이상화는 “첫 100m를 지나고 난 뒤 첫 코너 구간에서 실수했고, 3차 코너에 들어가기 전에도 한 템포를 쉬면서 약간 왼발이 빠져 주춤했다”고 당시 상황을 복기했다.
비록 은메달에 그쳤지만 팬들은 시상식이 끝난 뒤 내려오는 이상화를 향해 많은 박수를 보냈다. 이상화도 팬들을 향해 두 손을 번쩍 들며 답례를 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
은메달 이상화 “핑계 대고 싶지 않아… 실수가 있었다”
입력 2014-11-21 1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