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바티칸과 주교 임명권에 대한 기본적 합의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져 세계 가톨릭과의 관계회복 전망을 밝혔다. 13억 중국인과 13억의 가톨릭 신자의 화해라는 상징성과 함께 추가 협상을 통한 양측의 국교 정상화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권위 있는 인사’를 인용해 “지난 4년간 진행돼 온 양측간 주교임명 협의가 기본적 합의에 도달했다”며 “중국측이 바티칸에 전달해 공식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바티칸 측에서도 올해 말 또는 내년 초에 공식 답변을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합의는 중국이 각 교구에서 1~2명의 주교를 선출해 바티칸에 외교채널로 전달하면 바티칸이 심의하고 양측의 이견이 없으면 서품식을 진행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 관계자는 양측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일방적인 서품을 진행하지 않으며 상시적인 의견교환 시스템도 마련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과 바티칸의 국교는 바티칸이 1951년 대만 정부를 인정한 이후 단절됐다.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 내 가톨릭 신도를 관리하기 위해 1957년 관제단체인 천주교애국회를 만들어 자체적으로 주교를 임명해 왔다. 가톨릭 교리상 주교 등 모든 서품은 교황의 고유 권한이기에 이에 대한 반발로 바티칸과 중국의 관계는 오랫동안 냉각기였다.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시에 중국이 자국 영공을 지나도록 허용해 변화의 기류가 포착됐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중국인에게 축복과 관계 개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중국, 가톨릭과 화해하나…홍콩 언론 “중-바티칸, 주교임명권 갈등 기본적 합의 도달”
입력 2014-11-21 13: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