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 시청역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에도 20여분이 지난 뒤에야 열차 운행이 통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도시철도공사와 소방당국에 따르면 20일 오전 8시2분 대전도시철도 시청역 지하 변전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자동 소방 설비가 작동하면서 3분 만에 진화됐지만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 이모(37)씨가 이산화탄소를 들이마셔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행히 이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 측은 화재경보를 접수하고 4분이 지난 뒤에야 119에 신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화재가 발생한 후 26분이 지나서야 시청역을 지나는 열차에 무정차 통과를 지시했다. 그 사이 상·하행선에서 8대의 열차가 시청역에 정차했다. 유독가스가 새어나오거나 불이 번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에 많은 시민들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던 셈이다.
공사의 한 관계자는 “화재 경보가 울린다고 해서 무조건 열차를 정지시킬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화재 경보의 오작동 여부를 비롯해 정확한 화재 상황을 파악하느라 20여분의 시간이 소요됐고, 그 뒤 무정차 통과를 지시했다”고 말했다.
공사 측이 밝힌 위기 상황 매뉴얼에 따르면 화재가 감지되면 관제실에서 열차 정지를 명령하고, 역무원이 현장을 확인한 뒤 이상 유무에 따라 무정차 통과시키거나 정상 운행하게 돼 있다.
소방당국은 변전실 내 에너지 저장 장치 과부하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대전 지하철, 출근 시간대에 화재 발생… 26분간 ‘정상 운행’
입력 2014-11-20 16: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