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페널티킥 장면의 여운이 진하다.
보통 페널티킥은 키커와 골기퍼 일대일 대결이 상식이지만 이 경기에서는 2대 1이었기 때문이다.
전반 24분 전북의 이승기가 얻은 페널티킥의 키커로 낙점된 선수는 레오나르도.
레오나르도는 직접 볼을 차지 않고 앞쪽으로 흘려 줬고 뒤이어 뛰어들어오던 카이오가 빨랫줄 같은 킥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규정에 따르면 페널티킥은 키커가 직접 차지 않아도 공이 앞쪽으로 흘렀을 경우 경기는 그대로 진행된다. 규정위반이 아닌 것. 따라서 이 골은 그대로 인정됐다.
이는 레오나르도를 도움왕으로 만들기 위한 작전으로 재치가 돋보인 ‘기획’이었지만 오류는 있었다.
페널티킥 상황에서는 키커 외 모든 선수들은 페널티박스 바깥에 머물러야하며 공이 움직이기 전에 움직일 수 없는데도 레오나르도가 어시스트하기 전 카이오와 다른 선수들이 미리 앞쪽으로 뛰어들었던 것.
명백한 반칙으로 다시 킥을 해야하는 상황이지만 심판은 골로 선언했다.
어쨌든 경기가 끝난 지 5일이나 지났지만 이 기막힌 페널티킥 장면은 해외에서도 반응이 뜨겁다.
특히 영국이 그렇다.
이는 지난 2005년 프리미어리그 아스날의 로베르트 피레스와 앙리가 페널티킥 상황에서 이날 전북과 같은 방식으로 킥을 시도했지만 실패했기 때문인 듯했다.
이 장면을 본 해외 누리꾼들은 “골 인정해줘야해” “패널티킥의 새로운 장을 열었네” “안티팬들 몰려오는 것 아냐?” “골키퍼의 주의을 어떻게 끌어내는지 보여주는 영상이네” “놀랍다고 해야하는 건가” “훌륭한 마무리네” 등 긍정적 반응부터 “이런 건 허용되지 말아야해” “왜 제목이 ‘불명예스러운’이라고 하는 건지 알것같네” “논란이 많은 페널티킥이네” “심판도 어떻게 해야하는 지 모르는 것 같은데” 등 다소 부정적인 반응도 만만찮았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