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 부인 논란 속 호화 주택 매각

입력 2014-11-20 11:10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의 부인이 자신의 고가 주택이 논란에 휩싸이자 이를 매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엑셀시오르 등 멕시코 현지언론들은 영부인 앙헬리카 리베라 여사가 자신의 웹사이트에 주택을 팔겠다는 내용을 밝힌 동영상을 공개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에서는 영부인에게 집을 지어준 건설사가 정부가 추진하는 고속철도 건설사업자 컨소시엄에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리베라 여사는 “25년간 배우 등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개인적으로 떳떳하게 돈을 모았고 이를 바탕으로 집을 샀다”면서 “내 자신과 가족의 명예가 더 훼손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전했다.

리베라 여사가 팔기로 한 주택은 멕시코시티 외곽의 고급 주택가에 있는 호화 맨션으로 외벽과 내부를 모두 흰색으로 입혀 일반인들에게 ‘카사블랑카’(하얀집)로 불린다. 이 집은 1414㎡(427평) 규모로 사치스러운 실내 장식과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언론은 이 집의 시가가 70억원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집이 논란이 된 이유는 정부가 추진하는 고속철도 건설사업자로 선정된 컨소시엄에 집을 지어준 건설업체의 관계사가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달 중순 멕시코 정부는 멕시코시티와 산업도시인 케레타로를 잇는 4조원대 규모의 고속철 사업자로 중국기업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가 돌연 일방적으로 취소하고 재입찰한다고 발표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이에 대해 “투명성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 아리스테기는 “컨소시엄에 이가그룹이라는 멕시코 기업의 계열사인 테야건설이 참여했고, 또 다른 계열사인 센트로 엔지니어링이 리베라 여사에게 금융 대출까지 해주면서 이 집을 지어줬다”고 폭로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