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스 멤버 존 레넌의 벽으로 알려져 관광객들이 끊이지 않는 프라하의 명소인 담벼락이 흰색 페인트로 칠해져 기존의 낙서가 모두 사라졌다.
흰색 페인트로 색칠된 벽에는 검은색 페인트로 ‘벽은 끝났다(Wall is Over)’라는 문구만 남았다.
이 벽은 몰타 공화국의 대사관 담으로 골목을 몇 차례 돌아야 접근할 수 있어 체코가 공산 시절일 때 반정부 구호 등이 적혔다.
몰타 공화국은 낙서 행위가 ‘표현의 자유’로 인정해 지우지 않았고, 체코의 공산 정권도 치외 법권에 해당해 낙서를 강제로 삭제할 수 없었다고 현지 언론은 벽의 유래를 설명했다.
1980년 존 레넌이 사망했을 때 레넌의 초상과 그의 노래 가사가 적히면서 레넌의 벽으로도 알려졌고, 반정부 구호를 적어 넣은 이들은 ‘레넌니스트’로 불렸다고 프라하 포스트가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전날 오후와 밤사이에 몇몇이 흰색 페인트로 칠하는 장면이 목격됐으나 아침에 벽 전체가 모두 하얗게 변한 것을 보고 관광객들이 매우 놀랐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행위예술가 그룹의 리더인 얀 도트레젤은 페이스북 계정에 “철의 장막이 무너지고 벨벳 혁명의 25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시작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우리가 칠을 했다”고 밝히면서 “뭔가 새로운 게 나타나야 한다는 뜻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
프라하 명소 ‘존 레넌 벽’ 흰색 페인트로 훼손…누가·왜?
입력 2014-11-20 01:43 수정 2014-11-20 0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