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반군 수장, 포로셴코 대통령에 결투 신청

입력 2014-11-20 00:23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리주의 정부 지도자가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일대일의 결투를 신청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동부 루간스크주(州)의 분리주의자들이 자체 선포한 루간스크인민공화국에서 이달 초 실시된 자체 선거를 통해 공화국 수장에 선출된 이고리 플로트니츠키는 19일(현지시간) 포로셴코 대통령에게 보내는 공개서한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사태를 두 사람의 결투로 해결하자고 제안했다.

플로트니츠키는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내고 있는 동부 지역의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 간 교전 사태를 중지시키기 위해 오랜 슬라브족 지도자들의 전통에 따라 결투를 해서 진 쪽이 이긴 쪽의 조건을 들어주는 것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내가 미리 제시하는 조건은 모든 형태의 전투 중단, (동부) 루간스크주와 도네츠크주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포함한 모든 군대의 철수, 우크라이나 정부와 분리주의 공화국 간 협상 개시”라면서 “우리는 평화 조약이 비준되면 우크라이나와의 경제 관계를 복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각 측에서 참관인 10명, 언론인 10명을 대동하고 결투를 벌이자”면서 “결투 장소와 무기는 당신이 선택하고 원하면 TV를 통해 결투 장면을 생중계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결투는 제정 러시아 시절 귀족과 군인들의 분쟁 해결 방식으로 결투에 참여하는 양측이 서로 합의한 무기(보통 권총)를 이용 가까운 거리에서 상대를 쏘아 승자를 가리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 예브게니 페레비이니스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여성인 나제즈다 사브첸코를 교활하게 납치해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에 넘긴 플로트니츠키에겐 우크라이나 법정과의 결투만이 남아있다”고 응수했다. 한때 반군 사령관으로 활동한 플로트니츠키는 지난 6월 우크라이나 정부군 부대를 공격해 여성 공군 조종사 나데즈다 사브첸코를 생포해 러시아 정보기관에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