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리서 북한 유학생 납치 시도… 장성택 측근 아들인 듯

입력 2014-11-19 17:07

프랑스 파리에서 유학 중이던 북한 엘리트 대학생이 이달 초 자신을 강제송환하려던 북한 호송조에 의해 공항으로 끌려가다 극적으로 탈출해 모처에서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외국에서 사실상 학생을 ‘납치’해 강제송환을 시도한 것이 사실이면 향후 프랑스와 북한 간 외교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북한 호송조는 프랑스와 접경한 제3국에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19일(현지시간) 현지 교민사회 등에 따르면 유럽의 제3국 북한 대사관 소속 국가보위부 요원이 이달 초 프랑스에서 유학 중인 북한 대학생 한모씨의 집에 들이닥쳐 여권과 휴대전화 등을 빼앗고 북한으로 송환하기 위해 공항으로 끌고가려 했다.

한씨는 특히 북한이 지난해말부터 시행해온 ‘장성택 잔재 청산’ 작업의 일환으로 숙청당한 인물의 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아버지가 숙청당하고 가족과 친지들도 정치범 수용소에 끌려간 것을 알고 있는 한씨는 공항으로 가던 중 탈출했으며, 현재 모처에 숨은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경찰과 한씨가 다니는 국립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 측도 이런 사실을 확인하고 한씨의 소재를 찾고 있다. 라빌레트 건축학교 카롤린 르쿠르투아 부학장은 현지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경찰이 지난 14일 한씨를 찾으러 학교에 왔다”며 “그의 소재를 알아봤으나 최소한 15일 이상 그를 본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북한과 정식 수교관계를 맺지는 않았으나 파리에 북한대표부를 두도록 하고, 제한적인 교류를 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2011년에 한씨 등 북한 학생 10명을 초청해 건축 부문에서 가장 명성이 높은 파리 라빌레트 건축학교와 파리 벨빌 건축학교에서 수학하게 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