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토야마 전 일본총리, 아베 신사참배 비난… 위안부 보상 촉구

입력 2014-11-19 17:29

하토야마 유키오(67·사진) 전 일본 총리가 아베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강도높게 비판했다. 또 일본 정부가 종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실체를 인정하고 사과와 함께 보상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19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아시아가 주도하는 새로운 아시아는 가능한가’라는 주제로 열린 국제심포지엄에서 “아베 수상이 야스쿠니신사에 참배한 것이 한·일 및 한·중 관계를 악화시켰다”고 밝혔다. 그는 “누구든지 조국을 위해 희생한 생명에 대해 애도의 마음을 바치는 것은 부정돼서는 안되지만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일본 수상이 찾아가 참배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다른 나라들이 거의 전쟁을 긍정한다고 받아들일지 모르기 때문에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하토야마 총리는 태평양전쟁 때 위안부 할머니들을 강제로 동원한 사실이 없다고 발뺌하는 일본 언론과 아베 정권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일본 언론들이 위안부 자체를 부인하는 태도는 좋지 않다”며 “일본군이 위안부를 강제로 끌고 갔는가에 대한 논란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위안부를 운영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고노 담화를 당연히 계승해야 하며 위안부 할머니들의 보상문제 해결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토야마 총리는 2009년 8월 중의원 선거에서 압승을 거두며 54년 만에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를 이뤄냈으나 정책 혼선 등의 책임을 지고 2010년 6월 사퇴했다. 이날 하토야마 총리의 발언을 취재하기 위해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 산케이, NHK, 도쿄TV, 니혼TV 등 일본 언론들이 열띤 취재경쟁을 벌였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