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간부가 보이스피싱 총책… 대출 미끼 400억대 가로챈 조직 적발

입력 2014-11-19 15:21

전직 사이버범죄 수사대 경찰 간부가 총책을 맡고 있던 최대 규모의 보이스피싱 조직이 적발됐다.

광주지검 형사 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중국, 필리핀 등에 이른바 ‘콜센터’를 만든 후 저축은행을 가장, 대출을 빙자해 돈을 챙긴 혐의(사기 등)로 보이스피싱 조직 53명을 입건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조직에는 해외로 도피한 전직 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 수사대 경위급 출신 총책 A(42)씨를 비롯해 전직 광고모델, 프로야구 선수 등도 가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조직 총책인 A씨는 지난 2000년부터 2008년까지 모 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서 보이스피싱 등 사이버범죄 수사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수사경험과 인맥을 이용해 지난 2011년쯤 조직을 만들었고 자신의 친동생에게 자금관리를 맡겼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자신이 수사한 적이 있는 3명을 조직원으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검찰은 입건자 가운데 자금 총책 B씨 등 26명을 구속기소하고 조직원의 부탁을 받고 수배 조회를 해준 경찰관 C(42)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한 총책 A씨 등 도주한 21명은 지명수배하고 인적사항이 확인되지 않은 조직원 50여명을 추적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011년부터 지난 2013년 7월까지 중국과 필리핀 등에서 저축은행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며 대출을 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이는 방법으로 2000여명으로부터 40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피해자가 확인된 피해규모는 약 2000명(피해금액으로는 40억여원)이지만 범행일계표, 일일환전금액, 범행기간 등을 고려할 때 총 피해 금액은 400억여원에 피해자도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사용한 통장에 2만여명으로부터 400억원가량이 입금된 사실을 파악하고 정확한 피해규모를 조사 중이다.

서정학 기자 mideu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