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때리고 학부모 무고도 모자라 증인 폭행했는데도 집행유예?

가르치던 학생을 때리고 학생의 학부모를 무고한 것도 모자라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한 증인까지 폭행한 ‘막가파’ 교사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9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는 이같은 범행을 한 중학교 교사 최모(60)씨의 항소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의 원심을 깨고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판결문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훈육하는 교사로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도 오히려 학생을 폭행하고 학부모를 무고했고, 법원 내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취지의 진술서를 작성했던 학생까지 폭행했다”며 “법질서를 경시하는 태도가 매우 심각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그러면서도 “피해자들과 합의했고 피고인이 우울증을 앓고 있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앞서 최씨는 한 중학교에서 체육교사로 근무하던 2012년 9월 1학년 A(13)군이 운동장 집합장소에 나오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5∼6차례 뺨을 때렸다.

이에 A군의 부모가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하자 A군의 수업태도가 불량해 훈계했을 뿐 몸에 손을 댄 사실이 없는데도 거짓 민원을 제기했다며 오히려 학부모를 검찰에 고소했다.

검찰의 수사 끝에 폭행과 무고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고 나서도 최씨의 이상행동은 계속됐다.

최씨는 1심 재판에서 목격자 증인신문이 진행되던 중 “학생들이 조작한 사건이다. 학생들을 죽이고 나도 죽겠다”며 난동을 부리다 법정 밖으로 쫓겨났다.

복도로 쫓겨난 최씨는 다음 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던 B(14)군을 발견하고는 자신에게 불리한 목격자 진술서를 써 법원에 제출했다며 주먹으로 B군의 턱을 때리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