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끝나자 태극전사들은 일그러진 표정으로 이란 선수들과 거친 신경전을 벌였다. 이란이 더티 플레이를 했기 때문이었다. 한국은 1974년 0대 2 패배를 시작으로 40년 동안 이어진 이란 원정 무승 징크스를 이번에도 깨지 못하고 또 졌다.
18일 이란 테헤란에 위치한 ‘원정팀의 무덤’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이란의 평가전. 한국은 0대 1로 패했다. 한국은 이곳에서 2무4패를 기록했다. 이란과의 통산 상대 전적은 9승7무12패를 기록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대표팀 명단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이근호(엘자이시)는 원톱으로 출격했다. 좌·우 날개엔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턴)이 포진했다. 섀도 스트라이커로는 구자철(마인츠)이 나섰다. ‘슈틸리케호’의 최정예 공격진이 가동된 것. 요르단전에 결장한 ‘중원 사령관’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박주호(마인츠)와 호흡을 맞췄다. 포백라인엔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 곽태휘(알힐랄), 장현수(광저우 부리), 김창수(가시와 레이솔)가 배치됐다. 골문은 김진현(세레소 오사카)이 지켰다.
한국은 경기가 시작되자 곧바로 주도권을 잡고 거세게 이란을 몰아붙였다. 전반 9분 손흥민은 이청용이 크로스를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골문을 지키고 있던 이란 수비수에 막혔다. 곧바로 이어진 찬스에서 이근호가 중앙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에게 걸렸다. 카를로스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표정이 굳어졌다. 전반 18분쯤 한국은 볼 점유율에서 70대 30으로 앞섰다.
한국은 전반 35분 아찔한 상황을 맞았다. 이란 스트라이커 레자 구차네자드에게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왼발 유효슈팅을 허용한 것. 김진현의 선방이 없었더라면 골이 될 뻔했다. 한국은 유효슈팅에서 4대 1로 앞섰지만 골을 뽑아내지 못하고 0-0으로 비긴 채 전반을 마쳤다.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았지만 골 결정력이 아쉬웠다.
후반 들어 한국의 장점인 측면 공격이 실종됐다. 한국은 단조로운 중앙 공격만 고집했다. 공격 전술이 단조로우니 위협적인 장면이 나오지 않았다. 이란은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을 시도했다. 하지만 곽태휘와 장현수가 버티고 있는 한국의 수비를 쉽게 뚫지 못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28분 이근호를 빼고 박주영(알샤밥)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경기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35분 한국은 아크서클에서 파울로 프리킥을 내줬다. 프리킥은 결국 골로 이어졌다. 슈팅은 왼쪽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 나왔고, 이를 아즈문이 헤딩슈팅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아즈문이 골키퍼 차징을 범했지만 주심은 골로 인정했다. 이후 이란은 ‘침대축구’로 시간을 끄는 추태를 보였다. 경기 막판 이란 선수는 공을 쥐고 한국에 넘겨주지 않는 더티 플레이까지 보였다. 이란은 떳떳하지 못한 승리를 거두고 기뻐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괴상한 심판·더티한 선수… 불쾌한 이란 축구에 또 무릎
입력 2014-11-18 23: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