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국의 장관이 분노조절 장애 환자도 아니고….”
지난 주 국가보훈처 예산 삭감에 항의하며 정우택 국회 정무위원장 앞에서 탁자를 내리치고 서류를 내팽겨쳤던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18일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새정치연합 김기준 의원은 이날 한 일간지 사설에서 ‘일국의 장관이 분노조절장애 환자도 아니고 코미디 같은 행태를 만천하에 드러냈다. 이쯤 되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는 게 도리’라고 한 부분을 인용하며 “이쯤 되면 본인이 알아서 그만두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몰아붙였다.
이에 박 처장은 “각 언론의 칼럼에 다양한 의견이 있으므로 특정 언론에 대해 일일이 답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공직이라는 것은 국가가 부여한 것이고 따라서 개인적으로 여기서 제 거취에 대해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답했다.
그러자 새정치연합 강기정 의원은 “지난주 행동이 아무렇지 않았다는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박 처장은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마지못해 고개를 숙였다.
강 의원은 다시 “가서 주먹으로 책상 한 번 치니까 장진호 전투 1억5000만원이 살아난 거 아닌가. 그럼 두 번 치면 3억원이고, 한 10번 치시지 그랬나”라고 꼬집었다. 새정치연합 신학용 의원도 “국회에 대한 모독으로 차라리 ‘언론에 안 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우리도 쉬쉬했다”고 했다.
새누리당 김태환 의원 역시 “오히려 박 처장이 그런 행동을 안 했으면 3억원이 다 됐을 수도 있었다. 박 처장이 그런 행동을 안 했으면 내가 야당 의원들에게 사정해서라도 하고 싶었다”며 “야당의원들이 처장 태도가 괘씸해서라도 안해주는 것일 수 있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야당 의원들이) 사퇴하라고 했는데 한번 잘 생각해보라”고 했다.
정우택 위원장은 “지난번 불미스러운 일에 대해 처장이 정식으로 의원들에게 사과했다”며 “실수가 반복되면 지탄받을 수 있다. 처장은 여야 의원들이 공통으로 언동과 처신을 지적한 것을 진정성 있게 듣고 실수가 반복되지 않게 각별히 처신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했다.
신창호 기자 procol@kmib.co.kr
‘예산안 항의소동’ 박승춘 보훈처장 정무위서 의원들에 뭇매
입력 2014-11-18 15: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