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체코, 루마니아 등 동부 유럽에서 현 집권세력에 대한 불만이 표출하면서 변혁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체코 수도 프라하에서는 ‘벨벳혁명’ 25주년을 맞아 시민 수천명이 친(親)러시아 성향의 말로스 제만 대통령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벨벳혁명은 1989년 체코(당시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일어난 시민혁명으로, 부드러운 벨벳처럼 피를 흘리지 않고 정권 교체를 이뤄내 이와 같은 이름이 붙었다.
시위대는 축구 시합에서 퇴장을 뜻하는 레드카드와 ‘제만 타도’, ‘러시아의 속국이 되긴 싫다’는 내용의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에 나섰다. 이들은 벨벳혁명 기념비 제막식에 참석한 제만 대통령을 향해 휘파람을 불거나 소리치며 연설을 방해하기도 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도 이날 국회의사당 근처에서 정부의 부패를 규탄하고 빅토르 오르반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부다페스트에서는 최근 한 달 새 네 번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열렸다. ‘공공 분노의 날’이라고 불리는 이 행사는 헝가리의 20개 도시와 런던, 베를린, 스톡홀름 등 유럽 다른 국가의 수도에서도 열렸다.
루마니아에서는 16일 여권의 부패 청산에 대한 국민들의 바람에 힘입어 야권 단일 후보인 클라우스 요하니스 후보가 54.6%의 득표율로 빅토르 폰타 현 총리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영국 BBC는 “민주적 정치 과정에 익숙한 재외 루마니아 이주 노동자가 폰타 총리 체제에 환멸을 느끼고 야권에 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동구권 변혁 요구 시위 잇따라…루마니아에서는 야당 출신 후보가 대선 승리
입력 2014-11-18 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