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진 돈 전부 놓고 액땜 기도해야” 조선족 상대 절도 중국인 4명 구속

입력 2014-11-18 10:59
인천 중부경찰서는 기도하는 동안 금품이 든 봉지를 바꿔가는 이른바 ‘바꿔치기’수법으로 수천만원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중국 한족 A씨(44) 등 중국인 4명을 구속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지난 10일 오후 2시쯤 인천 동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조선족 B씨(54·여·식당업)를 유인해 B씨가 기도하는 사이 금품 3300만원이 들어 있는 봉지를 다른 봉지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조선족 2명으로부터 596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등은 B씨 등 피해자들에게 “조만간 아들이 죽는다. 이를 막으려면 가진 돈을 전부 가져와 기도해야 한다”며 현혹했다. 피해자들은 이에 속아 집과 은행에 있던 금품을 모두 챙긴 뒤 한적한 골목길에서 A씨 등을 만나 기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 등은 피해자들에게 검은 봉지에 금품을 담아오도록 했고, 기도하는 사이 빈 병과 종이 등이 담긴 다른 검은 봉지와 바꿔치기했다.

기도가 효험이 있으려면 1개월 동안 봉지를 열어보지 말라고 했으나 이를 수상하게 여긴 B씨 등이 몇 시간 만에 봉지를 열어보면서 범행이 탄로 났다.

경찰 관계자는 “국내에 거주하는 피해자들이 식당 일 등을 하면서 어렵게 모은 전 재산을 이들이 훔쳐간 것”이라며 “최근 경기도에서도 비슷한 수법의 중국인 범행이 발생한 점으로 미뤄볼 때 중국 현지에 연계 조직이 있다고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A씨 등은 30일간 유효한 단기 비자로 지난달 26일 국내에 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