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암 27주기…삼성·CJ·한솔·신세계 따로 참배

입력 2014-11-18 09:46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 회장의 27주기 추모식이 19일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다. 그러나 삼성그룹, CJ, 신세계, 한솔그룹 등 범 삼성가가 함께 추모식에 참여하지 않고 그룹별로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19일 오전 삼성 호암재단이 주관하는 추모식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계열사 사장단 5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부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식에서는 이건희 회장의 역할을 이재용 부회장이 대신할 것으로 보인다.

호암 추모식은 공휴일이 아닌 한 매년 기일인 11월 19일 용인 선영에서 열렸으며, 20여 년간 삼성, CJ, 신세계, 한솔 등 범 삼성가의 공동 행사로 치러져 왔다.

그러다 삼성과 CJ의 상속 분쟁이 불거진 2년 전부터 같은 날 시간을 달리해 그룹별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호암의 상속 재산을 둘러싸고 장남이자 이재현 CJ그룹 회장 부친인 이맹희씨가 삼남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불거진 상속 분쟁은 지난 2월 이맹희씨가 상고를 포기하면서 마무리됐다.

이어 8월에는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재판 중인 이재현 회장에 대해 삼성가 구성원들이 탄원서를 낼 때 홍라희 관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참여하면서, 골이 깊었던 삼성과 CJ 간에 화해 분위기 조성됐다.

이에 따라 올해 추모식에는 범 삼성가가 다시 한자리에 모일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성사되지는 않았다.

CJ, 신세계, 한솔그룹 관계자들은 삼성에서 19일 오전 먼저 추모 행사를 하고 나면 오후에 선영 찾을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은 임원진 50여 명이 이날 오후 용인 선영을 참배할 예정이다.

이재현 회장은 신부전증 등으로 구속집행정지 허가를 받아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고,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은 건강검진과 사업차 미국에 체류 중이어서 추모식 참석이 어려운 상황이다.

이재현 회장의 모친이자 호암의 맏며느리인 손복남 CJ그룹 고문은 작년에 추모식이 열리기 사흘 전에 참배했으나, 올해는 아직 일정을 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솔그룹은 조동길 회장이 계열사 사장단을 이끌고 이날 용인 선영에서 별도의 추도 행사를 할 계획이다.

신세계그룹은 오너 없이 김해성 신세계그룹 사장 등 계열사 사장단만 이날 오후 선영을 찾을 예정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해외 출장 중이다. 선영에서의 추모식과 별도로 진행하는 호암의 추도식은 예년처럼 CJ그룹 주재로 이날 저녁 서울 필동 CJ인재원에서 지낼 계획이다.

추도식에는 호암의 장녀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과 이 고문의 아들인 조동길 회장, 호암의 막내딸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이 회장의 딸인 정유경 부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한승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