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유엔 제3위원회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촉구하는 결의안 채택 여부를 결정하기로 한 가운데 북한이 지난 10월 유엔 무대를 상대로 자국 입장을 담은 DVD를 배포했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7일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7일 북한 유엔대표부가 기자회견을 갖고 자국 인권에 관한 보고서를 배포할 당시 ‘거짓말과 진실’이라는 제목의 DVD도 함께 배부했다. 약 18분 분량의 이 DVD는 조선어로 제작됐지만 영어 자막이 함께 들어 있으며, 영어 자막의 서두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악의 세력이 우리나라에는 없는 인권 침해를 주장하며 유치한 계략을 전파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DVD는 주로 북한의 인권 침해를 지적했던 탈북자 신동혁(33)씨에 대한 비판 내용을 담았다. 신씨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개천수용소에서 태어나 자랐다고 알려졌으며, 신씨의 생애는 이미 영화 ‘14호 수용소 탈출’로 제작돼 북한의 인권 침해를 증언하는 자료로 사용된 바 있다. 북한이 배포한 DVD에는 신씨가 수용소에서 생활한 적이 없다는 등 신씨의 증언을 부정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최고 지도자의 책임을 묻는 결의안이 통과되는 걸 막기 위해 북한이 이례적으로 활발한 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이번 DVD 배포도 그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최근 마르주키 다루스만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에게 방북을 제안하는 등 자국 인권 문제와 관련해 적극적인 외교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北, 유엔 상대로 북한 인권 관련 ‘거짓말과 진실’ DVD 만들어 배포
입력 2014-11-17 1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