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개념녀’를 자처한 20대 여성…사연이?

입력 2014-11-17 16:18 수정 2014-11-17 16:20

스스로 ‘지하철 무개념녀’가 된 20대 여성의 에피소드가 누리꾼들 사이에 화제다.

17일 한 인터넷커뮤니티에는 ‘어제 지하철 무개념녀가 되었네’라는 글이 게재됐다.

자신을 23세 연극영화과 학생이라고 소개한 글쓴이는 “제가 어제 하루 어른한테 버릇없는 짓 하나 했습니다”라며 글을 시작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글쓴이는 공연을 준비하기 위해 영등포역에서 친구를 만나 함께 홍대로 가던 길이었다. 신도림역에서 지하철 2호선으로 갈아탔을 때 휠체어를 타신 아저씨 한 분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가 안 가도록 맨끝 칸에 좌석없이 텅빈 곳으로 갔다. 다음역에서 아줌마 3명이 파 등 야채류를 가득 들고 타면서 폭풍수다를 떨었다. 아줌마들은 “좁아 터지겠는데 휠체어까지 있네!”라며 휠체어 아저씨에게 “아저씨 이것 좀 놓게 옆으로 좀 가보세요!”라고 소리친 뒤 “몸이 불편하면 밖엘 나오질 말든가. 여러사람 피곤하게 한다. 휠체어 탄 게 벼슬이다. 저렇게 늙기 싫다. 병신으로 늙으면 죽어야된다. 피해된다” 등 입에 담기 어려운 막말을 서슴지 않고 내뱉았다.

이에 휠체어 아저씨는 “죄송하다”며 벽쪽으로 더 바짝 붙었다.

이를 본 글쓴이는 친구와 함께 휠체어 아저씨에게 “제가 지금 좀 버릇이 없어질건데 눈 딱 감고 한번만 봐주세요”라고 양해를 구한 뒤 아주머니들에게 일격을 가하는 얘기를 퍼부었다. 아줌마들이 눈치 채고 욕설을 섞어가며 반격을 했지만 다른 승객들까지 가세하자 얼굴을 붉히며 다음역에서 내렸다.

글쓴이는 “저도 친구도 버릇없고 예의 없었습니다. 하지만 본인들만 알고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 아주머니들한테 예의 차리고 싶지 않았네요”라고 전하며 “어제 같은 지하철 2호선에 타고 계셨던 승객여러분 개념없이 막말한거 용서해주세요. 죄송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여성 2명을 적극 두둔했다. “당신같은 여자가 우리나라에 많았으면 해요” “요새 젊은이들 답지않게 용기있고 당찬 모습이 참 보기좋네요” “말 잘하셨네요. 내속이 시원” “무개념이 아니라 입바른 말을 하신 것” “그 상황에서 모른척 하는 게 비겁한거 아닌가요.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남호철 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