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119로 전화걸어 피자를 주문한다면?
십중팔구 장난전화로 알고 끊어버리거나 아주 친절한(?) 상담원이라면 피자집 전화번호를 가르쳐 주는 것이 상식일 것.
그러나 누군가의 협박을 받고 있는 사람이 구조를 요청하기 위해 기지(?)를 발휘한 것이라면, 전화 너머의 상황을 파악하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다.
여기 피자주문 전화를 하는 것처럼하며 구조를 요청한 여성의 목숨(?)을 살린 어느 구조센터 상담원의 글이 화제다.
17일 한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인데 아쉽게도(?) 한국사람이 아니라 신고전화가 911인 것으로 봐서 미국인인 듯 했다.
다음은 911 상담원과 전화를 건 사람과의 대화내용이다.
(상담원의 독백) 난 출발부터 좀 어처구니 없는 전화를 받았다.
하지만 상황은 곧 심각해졌다.
상담원: 911 입니다. 응급상황이 발생한 곳이 어디죠?
신고자: 메인 스트리트 123번지에요.
상담원: 네, 무슨일이 있나요?
신고자: 피자를 한판 주문하려구요" (오 이런 또 다른 장난전화군.)
상담원: 아가씨(혹은 아주머니) 911에 전화거신거잖아요.
신고자: 네, 알아요. 라지 사이즈에 하프 페퍼로니, 하프 머쉬룸 앤 페퍼로 주문할께요.
상담원: 어........죄송합니다. 지금 911에 전화 거신거란걸 아시는 거죠?
신고자: 네, 배달에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있을까요?
상담원: 아가씨, 괜찮으신거에요?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신가요?
신고자: 네, 그래요.
이어지는 대화, 여기서부터 상담원의 재치와 기지가 보인다.
상담원: ....지금 정확히 말할 수 없는 이유가 방안에 누군가 함께 있기 때문인가요? (이때 상황을 깨달았음)
신고자: 네, 정확해요. 도착하려면 얼마나 걸리죠?
상담원: 지금 계신 곳에서 1마일 있는 경관이 있습니다. 집안에 무기가 있나요?
신고자: 아니요.
상담원: 계속 저와 전화를 하며 기다릴 수 있나요?
신고자: 아뇨, 안되겠어요. 이만 끊을께요. 고마워요.
통화는 여기서 끝났고 상담자는 곧바로 출동명령을 내렸다.
출동 명령을 내린후 그 주소지의 신고이력을 살펴본 결과 과거 몇번이나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이 있었던 곳으로 밝혀졌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신고를 한) 한 여성이 함께 있던 술 취한 남성에게 심각한 폭행을 당한 뒤였는데 출동이 조금만 늦었더라면 자칫 이 여성의 생명도 장담할 수가 없었던 상황.
신고자의 지지와 상담자의 재치와 인내심이 만들어낸 ‘드라마’같은 구조 상황이었다.
이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한국 같았으면 어땠을까?” “구조요청을 하지 않았으니 구조하지 않았다” “마인드 자체가 틀리네” 등 호기심반 부러움반의 반응을 보였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
응급센터 전화걸어 ˝피자 주문요˝… 장난인줄 알았는데 ˝SOS˝
입력 2014-11-17 14:59 수정 2014-11-17 15: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