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여성 생리불순으로 연간 100억 이상 의료비 지출

입력 2014-11-17 14:10
2030세대 여성 생리불순의 원인 및 의료비 지출 현황. 강동경희대 한방병원 제공

생리불순으로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어 의료비를 생각보다 많이 쓰는 20·30대 여성들이 늘고 있다. 강동경희대 한방병원은 한방여성건강클리닉 박경선 교수팀이 2008~2013년 생리불순과 관련된 국민건강보험공단 지료를 분석한 결과, 2008년 한 해 90억9000만 원에 그쳤던 진료비가 2013년에는 107억 원 규모로 약 17.6%나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17일 밝혔다.

연령대별 발생빈도는 20대가 인구 10만 명당 4298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으로는 30대 3347명, 40대 1479명 순서였다.(그래픽 참조)

박 교수는 이처럼 생리불순에 따른 젊은 여성들의 의료비 지출이 점증하는 것에 대해 여성들의 사회진출 증가와 관계가 깊다고 분석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나 무리한 다이어트, 식습관의 변화 등으로 생리주기나 양이 불규칙해지고, 배란도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으롤 보이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특히 최근엔 다낭성난소증후군에 의한 생리불순이 많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다낭성난소증후군(PCOS)은 여러 가지 증상과 징후들이 나타나는 내분비 이상 질환이다. 사춘기 때 발병하면 다모증, 여드름, 불규칙한 월경, 비만 등이 주요 이상 증상으로 나타난다. 반면 이후 가임기에 들어서면 월경이상과 불임과 함께 인슐인저항성이 높아진다, 또 폐경기 여성의 경우엔 자궁내막암이나 대사성 질환,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률이 높아진다.

한편 한의학에선 이런 다낭성난소증후군의 원인을 신허(腎虛)와 습담(濕痰)으로 보고 치료한다. 신허란 쉽게 말해 난소의 호르몬 분비 기능이 저하된 것을 뜻한다. 호르몬 분비 기능이 저하된 원인으로는 선천적으로 난소의 기능이 약한 경우도 있고, 과도한 스트레스로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의 연결고리에 문제가 생긴 경우도 있다.

습담은 정체되어 기혈(氣血)의 순환을 방해하는 불필요한 물질을 말하며, 주로 비만한 여성에게 많고 식습관이나 운동부족 등의 이유에서 기인한다.

박 교수는 “다낭성난소증후군이 심할 경우 불임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스트레스와 다이어트, 식습관의 변화가 많은 20~30대 여성이 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특히 한국여성은 서양여성과 달리 여드름과 다모증, 비만 등의 이상 증상이 적은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