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박덕우 교수팀, 급성심근경색증 사망위험도 평가 새 기준 발표

입력 2014-11-17 10:24

서울아산병원은 심장내과 박덕우(사진) 교수가 미국 듀크 의대 임상연구소 매니쉬 파텔(Manesh R. Patel) 교수와 공동으로 최근 급성심근경색증 환자들에 관한 빅 데이터를 이용한 연구 논문을 미국의사협회지 ‘자마(JAMA)’에 발표해 전 세계 심장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고 17일 밝혔다.

박 교수는 2012년 아시아 최초, 세계 최연소로 미국심장학회에서 선정하는 ‘올해의 젊은 최고 과학자상’을 수상한 의학자다. 또 지난 2010년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환자의 혈관을 넓히는 ‘약물 코팅 스텐트’에 대한 논문을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잡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에 게재해 전 세계 심장학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박 교수팀이 이번에 발표한 논문은 전 세계 15만 명의 급성심근경색 환자들의 진료통계 자료, 즉 빅 데이터를 분석한 것이다.

박 교수는 이 논문에서 “같은 급성심근경색 환자라고 하더라도 다른 혈관에도 동맥경화가 진행된 경우에는 심근경색 발생 후 30일 이내에 사망할 확률이 2.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급성심근경색은 심장이 뛸 수 있도록 혈액을 공급하는 세 가닥의 관상동맥 중 하나가 막혀 심장근육이 괴사되어 생기는 초응급질환으로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실제로 세 개의 관상동맥 줄기 중 하나의 혈관에만 동맥경화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나머지 2개의 관상동맥에도 동맥경화로 인한 협착이 동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는 급성심근경색이 생긴 관상동맥만을 치료하고 그 후에 다시 나머지 혈관들의 스텐트 치료를 할 것인가, 다른 혈관들도 모두 동시에 스텐트 시술을 할 것인가, 아니면 나머지 혈관들은 약물 치료를 할 것인가 등 치료에 대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분석 결과, 급성심근경색 환자 중 절반 이상이 심근경색이 생긴 심장혈관 외에 다른 심장혈관에도 동맥경화로 인한 심한 협착이 동반되었으며, 다른 심장혈관까지 동맥경화가 진행된 경우 심근경색 발생 후 한 달 째 조기 사망률과 1년째 장기사망률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급성심근경색의 원인이 된 혈관 외에 다른 혈관에도 동맥경화가 있으면 급성심근경색 발생 후 30일 이내 조기 사망률이 4.3%에 이르렀지만 다른 혈관에는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조기 사망률이 1.7%에 그쳤다.

급성심근경색 발생 1년 후 장기사망률 비교에서도 다른 혈관에도 동맥경화가 있으면 7%의 사망률을 보였고, 다른 혈관에 문제가 없는 경우에는 3%에 그쳐 장기사망에서도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심근경색증은 사망과 직결된 중대한 질환으로 치료 후에도 예후 관리가 중요한 만큼 이번 빅데이터 분석이 향후 여러 혈관에 동시 다발적으로 병이 있는 심근경색 치료 예후를 예측하고 조기에 약물이나 스텐트 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