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 스타 코스비, 30년전 성폭행 주장에 침묵 일관

입력 2014-11-17 09:34

약 30년 전 10대 여성 모델을 성폭행했다는 주장에 휘말린 미국의 흑인 코미디 스타 빌 코스비(77)가 이에 대한 답변을 거부했다.

코스비는 15일(현지시간) 전파를 탄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의 주말 프로그램인 ‘주말판’에 아내 카밀과 함께 출연해 소장한 아프리카 예술품 몇 점을 스미소니언 박물관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대여하게 된 사연 등을 얘기했다.

그러다가 진행자 스콧 사이먼이 최근 불거진 성폭행 주장을 묻자 침묵으로 일관했다.

사이먼은 “유쾌하지 않은 내용이나 요즘 성폭행과 관련한 심각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며 넌지시 코스비에게 이에 대한 답을 요청했다.

그러나 코스비는 아무 말도 없이 ‘(사실이) 아니다’라는 뜻으로 고개만 저었다.

답을 듣지 못한 사이먼은 “뉴스 산업계 종사자로서 꼭 질문해야겠다”며 성폭행 주장에 해명할 게 없느냐고 물었지만, 코스비는 다시 고개만 옆으로 흔들었다.

사이먼은 “당신을 사랑하는 팬들은 대답을 원한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주겠다”고 재차 요구했으나 코스비는 역시 입을 열지 않았다.

청소년 모델 출신인 바버라 보먼(47)은 지난 14일 워싱턴포스트에 게재한 글에서 “코스비가 1985년, 자신을 아버지처럼 여기도록 배우지망생이던 나를 세뇌시킨 뒤 약을 먹여 수차례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에이전트와 주변인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놨으나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던 보먼은 16일 CNN 방송에 출연해 “당시 방송사에서 코스비를 보호하려 애썼다”고 말했다.

파문이 일자 코스비는 19일 CBS 방송 데이비드 레터맨의 레이트쇼 출연을 취소했다.

코스비의 변호인인 존 슈미트는 AP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코스비가 신빙성도 없는 케케묵은 성폭행 주장을 마치 중요한 일인 양 만들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도 철저히 침묵할 것임을 예고했다.

코스비는 1980년대 중상류층 흑인 가정의 일상을 그린 ‘코스비 쇼’를 통해 스타로 발돋움하고 나서 코미디언과 프로듀서로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이종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