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위기에 몰린 거스 히딩크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 감독이 한숨을 돌렸다.
네덜란드는 1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아레나에서 열린 2016년 유럽선수권대회(유로2016) 조별예선 A조 4차전에서 라트비아를 6대 0으로 대파했다.
공격수 아리언 로번(바이에른 뮌헨)은 2골 1어시스트로 네덜란드의 승리를 이끌었다. 간판 스트라이커 로빈 판 페르시(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1골 2어시스트, 2선 공격수 클라스 얀 훈텔라르(샬케)는 2골을 보탰다.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의 부진으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자 라트비아와의 이날 일전에서 패배하면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이날 승리로 사퇴는 백지화했다.
네덜란드는 이탈리아와의 평가전 패배를 포함해 이날 경기 전까지 1승4패로 부진했다. 유로2016 조별예선에서 체코와의 1차전에서 1대 2로, 아이슬란드와의 3차전에서 0대 2로 패했다. 카자흐스탄과의 2차전에서 3대 1로 이겼으나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지난 13일 멕시코와의 평가전에서 2대 3으로 패배하자 경질론이 팽배했다.
이날 경기에서 히딩크 감독이 배수진을 치자 긴장한 선수들은 불끈 힘을 냈다. 네덜란드는 전반 6분 판 페르시가 로번의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헤딩해 결승골을 뽑았다. 로번은 1-0으로 앞선 전반 35분 판 페르시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슈팅을 날려 추가골을 뽑아냈다. 훈텔라르는 2-0으로 앞선 전반 42분에 이브라힘 아펠라이(올림피아코스)의 패스를 받아 쐐기골을 넣었다.
네덜란드의 골 폭풍은 후반 들어서도 멈추지 않았다. 후반 33분 제프리 브루마(에인트호번), 후반 37분 로번, 후반 44분 훈텔라르는 잇따라 골망을 흔들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히딩크 감독은 경기 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내가 공약한 최후통첩을 깊이 생각하고 싶지 않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핵심적인 경기에서 아주 좋은 경기를 펼쳤다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투쟁심과 용기를 보여줬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오늘 경기 결과 이외의 다른 것에 대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내 미래보다는 최근 대표팀이 치른 경기를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네덜란드, 라트비아 6-0 완파… ‘위기의 히딩크’ 한숨 돌렸다
입력 2014-11-17 09: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