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아빠 되고 싶다면, 탈모 치료가 해답?

입력 2014-11-17 08:50

분당에 사는 김지훈(38)씨는 최근 탈모치료를 위해 피부과를 찾았다. 몇 주 전 가을을 맞아 6살 난 딸의 친구네 가족과 함께 캠핑을 떠났다가, 다른 아버지들로부터 ‘늦둥이 아빠’라는 오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아버지들 중 나이가 가장 어렸지만, 40대의 아빠들에게 나이 들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평소 잦은 야근과 출장으로 다른 아빠들에 비해 잘 놀아 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컸는데, 졸지에 탈모로 부끄러운 아빠가 되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에 치료를 결심하게 되었다.

최근 이상적인 아버지상으로 친구 같은 아빠를 의미하는 일명 ‘프렌디(Friend+Daddy)’가 떠오르고 있다. 이에 체험 학습장을 방문하거나 캠핑을 떠나는 등 자녀와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물론, 겉모습 또한 한 살이라도 젊게 보이려고 노력하는 아빠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탈모는 노안의 상징으로, 젊어 보이고 싶은 아빠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고민 중 하나이다. 이처럼 마음만은 친구처럼 젊지만 탈모로 괴로운 아빠들을 위해 박동훈(사진) 서울예미인피부과 원장이 효과적인 탈모 치료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가늘어지고 힘없는 모발이 걱정되는 아빠라면, 약물치료부터 시작해야

30~40대 아빠들에게 주로 나타나는 탈모는 유전적 요인과 남성호르몬의 변환 물질인 DHT에 의해 발생하는 남성형 탈모이다. 탈모 초기에는 앞머리나 정수리 부위의 모발이 뒷머리와 비교했을 때 힘이 약하고 가늘어지거나 이전에 비해 헤어 라인이 후퇴하는 특징을 보인다. 남성형 탈모는 초기에 치료할수록 치료 예후가 좋다. 이에 탈모 초기 징후가 나타났을 때는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를 하루 빨리 시작할 것을 권장하고, 이 때는 약물치료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두 약물만이 미국식품의약국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았다. 의료진의 처방이 필요한 먹는 약은 남성형 탈모 환자의 90%에서 탈모 진행이 멈추고, 70% 환자에게서 새로운 모발이 자라는 효과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다. 바르는 약의 경우 두피의 혈액순환을 활발하게 해 탈모 증상 개선을 돕는다.

◇늦둥이 아빠로 오해 받는다면, 모발이식 수술 고려해 봐야

헤어 라인이 뒤로 후퇴했거나 정수리 부분이 휑해지는 등 탈모 부위가 크다면 약물치료와 함께 수술치료인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모발이식 수술은 유전적으로 탈모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뒷머리를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수술로, 한 번 심은 모발은 더 이상 탈모가 일어나지 않고 영구적인 것이 특징이다. 다만 남성형 탈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진행성 질환으로, 이식하지 않은 부위의 모발은 탈모가 진행될 수 있다.

때문에 수술 후에도 반드시 먹고 바르는 약물치료를 지속해야 한다. 간혹 모발이식 수술이 탈모치료의 끝이라는 생각에 수술 후 약물치료를 소홀히 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이식하지 않은 주변부 모발은 탈모가 계속 진행되고 심은 머리만 남게 되면 자칫 어색한 헤어스타일이 연출되는 등 미용적 결함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박동훈 서울예미인피부과 원장은 “최근 초혼 연령이 높아져 나이 많은 초보 아빠들이 많은데, 친구 같은 아빠 신드롬의 영향으로 젊은 아빠가 되고자 옷차림은 물론, 모발까지 신경 쓰는 남성들이 많다”며 “남성형 탈모는 외모와 직결되기도 하지만, 유전적 요인이 있으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진행되는 경과를 보이는 만큼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증상 및 상태에 따라 효과적인 치료법도 달라지므로 반드시 피부과에 방문, 전문 의료진의 안내에 따라 본인의 탈모 진행 단계에 알맞은 약물치료 혹은 수술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고 전했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