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시흥 연결하는 배곧대교 민간투자사업 놓고 찬반 논란

입력 2014-11-17 19:37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경기도 시흥 배곧신도시를 연결하겠다는 대기업의 해상 교량 제안을 놓고 찬반양론이 대립하고 있다.

16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경기도 시흥시에 따르면 국내 건설분야 유수 기업인 한진중공업이 최근 송도국제도시와 시흥시 정왕동 배곧신도시를 해상 교량으로 잇는 사업을 제안해왔다.

‘배곧대교’로 임시 명명된 해상 교량은 길이 1.89㎞에 왕복 4차로 규모이다.

한진중공업은 오는 2018∼2022년 1845억원을 들여 배곧대교를 건설, 30년 동안 운영한 뒤 관리권을 시에 넘겨주겠다는 사업 계획을 밝혔다.

시흥시는 배곧대교 건설 사업이 최소 운영수입보장(MRG)과 재정보조금 요청이 없는 순수 민간투자사업(BTO)인 만큼 경기도, 인천시,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등과 협의,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지척에 있는 두 지역이 해상교량으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고 나오고 있다.

배곧대교가 건설되면 시흥시를 포함해 안산, 화성, 수원 등 수도권 서남부 지역 주민들이 영동고속도로와 제3경인고속도로를 이용하지 않고 바로 송도신도시를 거쳐 인천국제공항을 오갈 수 있다.

이들 지역의 화물도 대교를 통해 공항이나 인천항으로 이송돼 물류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두 지역을 잇는 영동고속도로 월곶 나들목∼안산 나들목 구간의 만성적인 체증 문제도 해소될 수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배곧대교가 건설되면 두 도시의 발전을 앞당기고 교통편의와 물류 절감이 예상돼 사업을 제안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단체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인천녹색연합 등은 “배곧신도시는 시흥 월곶포구와 오이도관광단지 사이 매립된 갯벌 약 5㎢에 조성하는 도시개발사업”이라면서 “배곧대교는 이런 배곧신도시와 마찬가지로 갯벌을 매립해 조성된 송도신도시를 연결하는 도로”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하고 있다.

이유는 배곧대교가 200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뒤 지난 7월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송도11공구갯벌(일명 고잔갯벌)을 관통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환경단체들은 “현재 배곧대교 예정지 북쪽 약 2㎞지점에는 제3경인고속화도로가 위치해 시흥과 송도의 연결성을 충분히 확보된 상태”라며 “배곧대교의 필요성은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습지보호지역에 다리를 건설하는 것은 명백한 위법행위”라며 “습지보전법 제13조(행위 제한)에 따르면 ‘누구든지 습지보호지역에서 건축물이나 그 밖의 인공구조물의 신축 또는 증축에 해당하는 행위를 해서는 아니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 7월 송도갯벌이 람사르습지로 지정될 당시 송도갯벌의 람사드등록은 보호지역확대, 보전계획수립 등을 전제로 한 조건부였다”면서 “배곧대교가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인천시와 대한민국은 국제적인 망신거리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