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 한자를 읽을 때 뇌가 활성화되는 영역이 다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 활성화만 놓고 보면 한글과 한문을 혼용하는 게 더 효과적이란 얘기다.
가천대 뇌과학연구소 조장희 박사 연구팀은 최근 기능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한 두 건의 비교 연구를 실시한 결과 한자와 한글을 읽을 때 활성화되는 뇌 부위와 인지력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팀은 한자를 잘 읽는 성인 12명(평균 28세)을 선정해 한자교육진흥원(KAPHE)에서 5급 수준으로 정한 2음절 한자 단어 150개와 자주 접하는 한글 단어 150개를 제공했다. 단어당 1초씩 30초 동안 30개를 보여주고 30초를 쉬는 방식으로 발성 없이 속으로만 읽도록 했다. 동시에 자기공명영상을 활용해 뇌의 활성화 영역을 관찰했다.
한자 단어를 읽을 때는 뇌 좌반구의 브로카영역과 전운동영역, 상두정엽과 방추상화를 포함한 2차 시각피질 부위의 활성화가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한글 단어를 읽을 때는 좌반구의 각이랑, 하전전두엽에서 뇌 활성화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한글 읽기와 한자 읽기의 뇌 활성화 부위가 서로 다르다는 해석이 가능한 셈이다.
조 박사는 “이런 현상은 표음문자냐 표의문자냐 등 한자와 한글이 가진 다른 특징 때문”이라며 “한자 읽기의 뇌 활성화 부위가 많다고 해서 한자가 더 우수하다고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자와 한글이 자극하는 뇌의 영역이 다른 만큼 학생들에게 한자와 한글을 병행 교육하면 조기에 더 많은 뇌 영역 활성화가 가능할 것”이라 덧붙였다.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JKMS) 최근호에 발표됐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한자·한글 읽을때 뇌 반응 달라… ˝한문혼용,뇌영역 활성화 도움˝
입력 2014-11-16 20:40 수정 2014-11-17 15: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