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성 탐사로봇 필라이 배터리 방전…충전하려면 수개월 걸릴지도

입력 2014-11-15 16:26
ⓒAFPBBNews=News1

혜성 표면에 착륙한 탐사로봇 ‘필라이(Philae·사진)’가 배터리 방전으로 ‘대기모드(idle mode)’에 들어갔다고 유럽우주기구(ESA)가 15일(현지시간) 밝혔다.

ESA는 “세계표준시간(GMT) 기준 0시 36분(한국시간 오전 9시36분)쯤 필라이와 교신이 끊겼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기모드란 모든 측정기구와 시스템 대부분이 정지된 상태를 의미한다. 필라이가 태양광을 받아 충분히 충전되기 전까지 교신은 불가능하다.

필라이가 착륙한 지점은 혜성의 자전주기 하루 12시간 중 1시간30분 정도만 햇볕이 들기 때문에 충분한 충전이 이뤄지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SA는 필라이가 태양광을 좀 더 잘 받을 수 있도록 몸체를 35도 회전시켰다. 현재 혜성을 따라 날고 있는 필라이의 모선 로제타호는 GMT 기준 이날 오전 11시(한국시간 오후 8시)쯤 다시 필라이가 있는 지평선에 등장해 필라이와 교신을 시도한다.

비록 당초 예상보다 빨리 방전됐지만 필라이의 성과는 적지 않다. 필라이 책임자인 스테판 울라멕 박사는 “필라이가 작동 정지 전 수집한 데이터를 모두 전송했다”며 “어려운 상황에도 훌륭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필라이가 현재까지 보내온 데이터만으로도 애초 기대했던 1차 연구 목표의 80%가량을 성취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AFP 통신은 ESA가 혜성이 현재 태양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수개월 안에 필라이가 충전돼 연결이 복구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