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비즈니스리뷰 “프란치스코 교황은 탁월한 경영자” 리더십 극찬

입력 2014-11-14 19:22
ⓒAFPBBNews=News1

약자를 위한 거침없는 행보로 이목과 존경을 집중시켜온 프란치스코(사진) 교황에 대해 경영학적 관점에서 ‘탁월한 경영인’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 노숙자를 위한 샤워시설을 갖추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같은 면모는 더욱 부각되고 있다.

종교철학자이자 칼럼니스트인 제임스 캐럴 교수는 경영학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기고한 글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보는 경영학적 측면에서도 ‘좋은 리더’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캐럴 교수는 ‘선례 만들기’를 ‘프란치스코 리더십’의 첫 번째 덕목으로 꼽았다. 결혼의 정의에 대한 가톨릭 내 논란이 거세지자 교황은 혼전 동거커플과 출산한 혼전 커플을 포함한 20쌍을 직접 선정해 혼배성사를 집전했다. “결혼은 환상이 아니라 현실”이라며 경직된 관습을 깨는 파격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낮은 곳을 향하는’ 리더십도 주목된다. 교황은 즉위 이후 첫 로마 밖 외출로 2013년 10월 이탈리아 남부 람페두사 섬의 난민선 전복 현장을 방문해 추모 미사를 집전했다. 그의 방문은 유럽연합(EU)이 이후 ‘해상 난민 안전경보 시스템’을 출범시키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 밖에 ‘수평적 리더십’, ‘단호한 결단력’, ‘실수를 인정하는 인간적 면모’ 등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남다른 ‘경영자로서의 자질’로 꼽혔다.

“교황이 나를 임명하면서 ‘당신은 앞으로 책상이 필요없을테니 그걸 팔아도 된다. 책상에서 기다리지 말고 밖으로 직접 나가 가난한 자들을 찾으라’고 당부했다”는 바티칸 사회복지 책임자 콘라드 크라에프스키 주교의 일화는 ‘현장 경영’을 중요시하는 교황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내준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