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최초의 고속철도 사업자로 중국기업 주도의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가 일방적으로 취소한 멕시코 정부가 중국 측의 반발에 입찰 비용을 보상키로 결정했지만 대통령 일가와 연결된 커넥션 의혹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현지 언론은 멕시코 교통부가 고속철 사업권을 따냈지만 일방취소 당한 중국철도건설유한회사 주축의 컨소시엄에 입찰에 소요된 비용을 보전해주기로 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정부는 지난 3일 중국기업과 멕시코 기업이 함께 참여한 이 컨소시엄을 수도 멕시코시티부터 산업도시인 케레타로를 연결하는 210㎞ 구간의 고속철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나흘 뒤 최소하고 재입찰 방침을 밝혔었다.
당시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계약 취소와 관련해 “투명성과 합법성에 대한 논란의 여지를 없애기 위한 조치”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계약 취소 발표 직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페냐 니에토 대통령에게 리커창 중국 총리가 ‘유감’을 표명하는 등 중국의 반발에 부딪치자 보상 조치로 귀결됐다.
야당과 언론에서는 기타 16개 업체가 일제히 입찰을 포기하고 단독 입찰한 컨소시엄이 신속하게 결정된 배경에 대해 의혹을 제기했다. 돌연한 계약 취소도 컨소시엄에 참여한 멕시코 이가그룹과 페냐 니에토 대통령 부부의 커넥션에 대한 의혹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컨소시엄에는 이가그룹의 계열사인 테야건설이 참여했는데 모기업 계열사인 센트로 엔지니어링이 대통령 부인 앙헬리카 리베라 여사에게 630억 달러(70억원)에 달하는 고가의 주택을 지어줬다는 사실이 한 언론매체에 의해 폭로됐다. 더구나 이가그룹 계열의 항공업체는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멕시코 주지사 시절 대통령 출마기간 동안 선거참모진을 태워왔고, 또 다른 계열사는 선거캠페인 인쇄를 전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변인실 측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주택 문제는 리베라 여사가 배우 시절 모아둔 돈으로 사택을 확장하기 위해 인근 집을 사들인 것이며 고속철 사업자 선정과는 관련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멕시코 고속철 ‘입찰 의혹’ 일파만파…中 반발 속 대통령·영부인 연루설 확산
입력 2014-11-14 1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