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고베대지진 직후 일본국민에게 희망준 지적장애인 일터 클라라베이커리를 아시나요

입력 2014-11-13 23:45
30대 후반의 지적장애인 딸을 둔 클라라베이커리 사장 이시쿠라 다이조(62)씨가 최근 5년간 국가지원을 받아 지적장애인 6명을 고용하게 된 사회적기업에 대해 설명하면서 환하게 웃고 있다, 고베=정창교 기자

“1995년 고베대지진 직후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힘을 모아 만든 빵집이 지금은 국가로부터 지원을 받는 사회적기업으로 활성화되고 있습니다.”

고베대지진으로 실의에 빠진 일본인들에게 희망을 이야기한 영화 ‘토라상’의 실제 무대인 클라라베이커리에서 만난 이 업체 사장 이시쿠라 다이조(62)씨는 13일 한국장애인재단 일본방문단에게 “처음에는 장애인이 만든 빵을 거부하던 주민들도 있었으나 20년이 지난 지금 많이 변화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빵은 지적장애인과 주민들을 만나게 하는 훌륭한 매개체”라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빵은 모두 120엔(한화 1200원)으로 통일돼 있다. 발달장애인들이 쉽게 계산할 수 있도록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클라라베이커리는 초창기에는 장애자녀를 둔 부모들이 자비를 털어 운영하면서 어려움을 겪었으나 고베시형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된 뒤 체계를 정비해 최근 5년간 국가로부터 장애인 직원 6명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지원받는 사회적기업으로 발전했다.

이시쿠라씨는 “딸은 출퇴근하는 다른 곳에서 일하고 나는 빵집에서 일하며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며 “한국의 사회적기업의 방문을 환영한다”고 강조했다.

이곳에서 일하는 지적장애인 야마자끼(22·여)씨는 특수학교를 졸업한 뒤 이곳에 취업해 빵 만드는 것을 도와주다가 지금은 앉아서 빵을 파는 일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장애인들은 인근의 초등학교와 어린이집을 찾아가 빵을 팔고 있다.

이들을 돕고 있는 한국인 안영임(36·여·일본명 니시야마 유카)씨는 “국가에서 주는 급여 외에도 빵을 판 모든 수익은 장애인들에게 월 10만원정도 급여로 주고 있다”면서 “매년 3월 정산을 통해 남은 금액은 보너스를 주는 등 장애인들의 일터를 만들어주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빵을 구입한 한 50대 남성은 “이곳에서 생산한 빵은 맛이 좋다”며 “클라라베이커리는 동네의 커뮤니티 공간”이라고 칭찬했다.

고베(일본)=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