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결혼 축의금은 얼마가 적당할까요?… 어느 ‘학생 하객’의 고백

입력 2014-11-13 16:45 수정 2014-11-13 17:16
사진=SNS에 올라온 힉생의 글 일부

5명이 2만원을 축의금으로 내고 지인 결혼식에 하객 자격으로 축하를 한 후 맛있게 잔치밥을 먹었다.

어른 같으면 당연히 욕(?)먹을 짓이라고 손가락질 하겠지만 이들이 학생들이라면?

또 이것을 안 지인이 나중에 밥값(?)을 요구했다면?

13일 한 인터넷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이런 결혼식 축의금의 정도와 하객의 자격(?)에 대해서 생각하게 한다.

글은 5명의 하객 중 한명으로 유일하게 초대된 학생이 장문으로 작성했는데 글의 요지는 이렇다.

얼마 전 학원선생님 결혼식에 혼자만 초대를 받은 이 학생은 혼자가기는 어색해서 ‘초대받지 않는 친구들’ 4명을 섭외했다. 선생님에게 미리 통보를 했지만 답은 없었다

축의금을 내라는 말도 없었고 학생들이라 돈도 없어 용돈을 있는대로 거둬 2만원을 마련, 축의금으로 내고 최소 몇 만원(금액은 게제하지 않음)하는 뷔페를 먹은 후 축하 후 돌아왔다.

며칠 후 이 학생은 학원선생님으로부터 문자를 받았다.



선생님: 니네 다섯명이서 선생님 축하해줄려고 온 건 고마운데 솔찍히 먹으러 온 거니?

학생: 아뇨 축하가 우선이었어요. 혹시 축의금이 적어서 그러세요?

선생님: 꼭 그런 건 아닌데 성의표시로 보고 싶어도 이건 나 놀리는 것 같고 기분 나쁘다.

학생: 저희가 학생이라 돈도 별로 없고 도 윗사람한테 축의금 많이하는게 아니라고 하셔서 그랬어요.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선생님: 죄송한 거 알면 선물이라도 사와.

학생: 선물이요? 저희 돈이 없어요.



이 문자이후 글 올린 학생은 결혼식에 같이 간 친구들에게 문자를 보여줬고 친구들은 ‘돈밖에 모르는 선생’ 등 비판적 댓글을 달았다. 이것을 본 선생님은 이 학생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대답은 아직 하지 않았다고 한다. 친구들에게 욕한 글은 삭제하라고 요청했는데 그 사이 글을 본 다른 누리꾼들에 엄청 욕도 듣고...

이 학생은 월요일 다시 선생님을 만나면 죄송하는 말을 하겠다고 글을 끝맺고 있다.

‘사제지간’에 결혼식 축의금을 둘러싼 이런 신경전.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학생이 철이 너무 철이 없었던 걸까? 아니면, 본전 생각난 선생님이 너무 챙기는 것일까?

누리꾼들의 반응은 현실적(?)이다.

왜 초대도 안했는데 꼭 갔어야 했는지부터 뷔페라면 최소 3만원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냐, 선생님도 너무 야박하게 구는 것 아니냐는 등이다.

축의금과 밥상답례가 필수적인 한국과 같은 결혼식 하례풍습에서 해답은 없는 것 같다.

하지만 한 누리꾼의 점잖은 댓글이 모범답안을 제시하는 것 같다.

“아가들은 생각이 없었고, 선생님은 어른스럽지 못했네.”

신태철 기자 tcshin@kmib.co.kr